대우일렉이 ‘180도’로 달라졌다. 올 초 진행한 사업부 매각 등 강력한 구조조정 효과에 ‘할 수 있다’는 직원들의 의지가 모아져 시너지를 내고 있다. 경영 실적이 수익성 위주로 건실해지고 회사 내부 분위기도 한층 활기가 돌고 있는 것.
대우일렉(대표 이성)은 워크아웃(기선개선작업)에 착수한 이후 올 상반기 처음으로 반기 세 자리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대우는 지난해, 3년 만에 첫 소폭 흑자를 낸 이후 올 상반기 매출 5065억원, 영업이익 2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150억원, 2분기 70억원 가량의 이익을 올리면서 한 해 경영의 절반을 순조롭게 마감했다.
대우가 워크아웃 이후 최대 실적을 올린 배경은 뼈를 깎는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에 새로 부임한 이성 사장은 불과 2개월 남짓한 기간에 전체 직원 2500명 중 절반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특히 회사 핵심 사업이었던 TV 영상 부문에서 에어컨·청소기·모터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계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일부 생산직의 반발도 있었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부를 미련없이 털어낸 것. 구조조정 효과는 시장에서 먼저 나타났다.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연간 32억 흑자에서 1분기 세 자리 영업이익에 이어 2분기에도 전년 전체의 두 배에 달하는 영업 이익을 올렸다.
경기 불황기에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은 직원들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이성 사장이 솔선수범하는 마음 자세로 밑에서 직원들을 끌어 주면서 한층 분위기가 고조됐다. 워크아웃 이후 3년 동안 중단됐던 직원 연수도 재개했다. 전 직원 1200여 명은 16차례로 나뉘어 1박 2일 일정으로 용인에 있는 퓨처 리더십센터에 입소했다. 상하구분 없이 회사 미래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임직원과 대화’와 직원 신뢰를 재확인하는 ‘팀워크 훈련’ 등으로 짜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교육에 참가한 대우일렉 대부분의 직원은 “교육을 계기로 내년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열심히 잘해 보자’는 자신감 넘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임직원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다양한 위기 극복 프로그램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회사 김승노 상무는 “말 그대로 3∼5년을 내다본 구조 조정을 진행해 경쟁력 있는 사업부 위주로 새로운 대우를 위한 기본 체제를 갖췄다” 라며 “올해 목표로 내걸었던 매출 1조2000억 원, 영업이익 400억 원은 무난히 넘어 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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