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ase study- 우리은행 CRM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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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은행의 한 영업점. 개인과 기업, 기관의 영업을 담당하는 김 대리는 고객정보를 확인하려면 매번 기업, 개인, 기관 등 대상별로 별도의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에 접속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없거나 귀찮은 경우에는 아예 CRM시스템에 접속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고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2 우리은행의 또 다른 영업점. 지점장이 한 화면을 통해 전체적인 영업현황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매번 출력해 온 문서를 보고 있다. 더욱이 각종 현황 등이 하나로 통합돼 있지 않아 현황을 분석하기도 쉽지 않다. 또 즉각적으로 영업직원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지점장과 영업점 직원간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업점 실적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과거 우리은행에서 비효율적인 CRM시스템으로 인해 발생됐던 대표적 문제들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07년 8월 우리은행은 기존 CRM 시스템에 대해 문제점 분석에 나섰다. 기존 CRM 시스템의 문제점은 크게 3가지였다.

 가장 큰 문제는 CRM 시스템이 개인, 중소, 기관, 기업, e-비즈 분야별로 분산돼 있다는 점이었다. 더욱이 개인부분은 영업자동화(SFA)시스템과 CRM시스템으로 나눠져 있었다. 총 6개의 CRM시스템이 별도로 존재했다.

 또 다른 문제는 기존 시스템이 패키지 솔루션을 적용해 구축한 것이다 보니 수정이나 변경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업에서 변경 요청사항이 제시돼도 이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기가 어려웠다.

 마지막 문제 역시 패키지 솔루션의 단점 때문이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시벨 CRM 솔루션이 워낙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보니, 솔루션이 무거웠던 것이었다. 이로 인해 처리속도에 문제가 있었다.

 우리은행은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 기존 시스템을 모두 걷어 내고 전면 재구축하기로 결정했다. 2007년 8월부터 12월까지 1단계로 통합 CRM시스템 재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재구축 업무요건을 정의하고 통합방안을 확정했다. 이후 2단계로 2008년 2월부터 12월까지 통합 CRM 시스템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당시 통합 CRM시스템 구현 목표는 현업의 요건을 최대한 반영해 사용자 편리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실제 영업점에서 오랜기간 근무 한 경험을 갖고 있는 지점장을 태스크포스(TF)팀장으로 발령냈다. 지점에서 PB, 개인, 기업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담당하는 실무자 6명도 선발돼 TFT에 합류시켰다. 현업 주도의 TFT가 구성된 셈이다.

 노현 우리은행 CRM팀장은 “지점에서 오래 근무한 지점장이 프로젝트관리자(PM)를 맡아 진행해 시스템 수준은 다소 낮을지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 영업점에서 사용되는 기능 중심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프로젝트 자체가 IT가 아닌 현업 위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번 통합 CRM 구축 프로젝트에서는 패키지 솔루션 도입 여부가 가장 큰 이슈였다. 기존에 패키지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문제점을 심각하게 느낀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패키지 솔루션 도입 없이 자체개발로 진행하려니 이 역시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한쪽에서는 그래도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하는게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강력히 제기됐다.

 결국 1단계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어떤 것이 가장 효율적인가를 따졌다. 시벨 패키지 솔루션을 기반으로 구축한 시스템과 자체개발로 구축한 시스템을 파일럿 형태로 만들어 성능테스트를 실시했다. 이 결과 성능이나 비용면에 있어 자체개발이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특히 속도면에 있어 자체개발이 월등했다. 이후 우리은행의 CRM 구축 프로젝트는 은행권에서 CRM 자체 구축 붐을 일으켰다.

 작년 12월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고 가동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몇개월 지나지 않은 2009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됐다. 이로 인해 제도변경에 따른 여러 요인들을 반영해야 하는 이슈가 생겼다. 즉 자통법 시행으로 인해 보다 다양한 상품에 대해 고객의 위험등급 등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요인이 시스템에 반영돼야 했던 것이다. 당시 추가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계정계 내의 상품별 위험등급 시스템과 연동이 이뤄져야 했기 때문에 다소 힘들게 진행된 작업이었다. 영업시간 단축도 시스템을 변경해야 하는 이슈였다.

 우리은행은 변화관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변화관리 일환으로 가동 후 ‘토스(TOSS 우리은행 CRM시스템 이름) 스타트 원투쓰리’로 명명된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 캠페인의 중점과제는 △영업기회를 한건씩 등록 △영업리포트를 두건식 등록 △영업활동을 세건씩 등록하자였다. 이를 통해 CRM을 보다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이 캠페인은 1분기 은행 본부 내에서 우수사업에 제안된 70개 사업 중 3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노 팀장은 “하반기부터는 실질적으로 CRM시스템이 영업성과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할 계획”이라며 “이는 과거처럼 ‘푸시 마케팅’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고객 관점에서 다양한 혜택을 부여해 단골 고개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리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CRM 시스템을 영업에 보다 더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상품별, 상황별 고객 응대 멘트,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영업 방식 등을 매뉴얼화 해 CRM시스템 화면에서 보여질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G-CRM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신혜권기자 h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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