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방송법을 비롯한 미디어법 개정안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 되고 있다.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은 13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상임위를 소집하면서 “시간이 촉박한 만큼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논의를 하자”며 이후에는 논의를 중단하고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 등의 절차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오전 예정대로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문방위를 열고 미디어법 논의에 착수했다. 지난달 29일 전체회의를 소집한 이후 민주당이 계속 회의장을 봉쇄한지 2주만이다. 고 위원장은 방송통신심의위원 신규 선임안을 통과시킨 뒤 민주당안 등 23개 미디어법 관련안을 상정했다.
이와 관련 고 위원장은 15일까지 끝장토론을 벌여서라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결사항전 태도다. 12일 전격 등원을 결정했지만 미디어법만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며 실력행사도 마다하지 않을 태세다. 최근 대안도 내놨지만 상임위는 여야 간사 간 협의 없이 소집됐다며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이 “여야 원내대표간 의사일정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하루 정도 유예를 하자”고 반발함에 따라 개회 10여분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대안에도 여전히 견해차가 커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신문사와 대기업이 지상파방송이나 종합편성채널 진출을 사실상 막도록 했으나, 한나라당은 이러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서 조금도 양보할 의사가 없는 상황이다.
한편 미디어법은 전체회의에 상정돼 있어 법제사법위로 넘기면 되지만 법제사법위 위원장이 민주당 소속이어서 통과가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김형오 국회의장의 본회의 직권상정에 기대야 하지만 17일 제61주년 제헌절을 앞두고 김 의장이 난색을 보인다면 다음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