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금융자금의 ‘안정 상품’ 쏠림 현상이 매우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가 폭락과 함께 고수익 추구 상품에 가입했다가 자산 디플레를 겪은 투자자들이 금융권에 대한 불신과 함께 소극적 투자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4월 이후 주가가 소폭 회복됐지만 금융권 하반기 상품 전략도 고수익 추구보다는 안정 속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상품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13일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및 제2금융권 수신 추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 은행과 제2금융권 모두 고수익 상품에선 자금 유출이 이어진 반면 상대적으로 금리는 낮지만 안정적인 상품에는 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고수익 추구 상품인 주식형 펀드와 혼합형(주식+채권) 펀드는 상반기 각각 3조188억원과 4조8438억원이 감소했다. 특히 혼합형 펀드는 올해 들어 6개월 내내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냈다. 조한조 우리투자증권 펀드연구원은 “주가가 급락했다가 반등하면 투자자들의 원금 회복심리가 매우 강해진다”며 “지수 1300∼1400대에서 가입했던 많은 투자자들이 원금이라도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에 주가 회복과 함께 자금을 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와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는 각각 9조6093억원과 15조91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MMF는 올해 들어 5월까지는 28조원 가까이 증가세를 보였으나 6월 기업들의 반기말 재무비율 관리 등을 목적으로 자금 인출에 나서 12조7000억원이 빠졌다. 이밖에 종금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상반기에 290억원이 감소하는 등 소폭 줄었다. 시중은행에서는 실세요구불예금(보통예금)과 저축성예금(정기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이 각각 11조9350억원과 30조2248억원 증가했다. 실세요구불예금은 작년 동기 2조6800억원 감소했었다.
이 같은 금융자산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 회복 목소리에도 상당수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백은영 기업은행 테헤란로지점 PB팀장은 “고객들의 펀드 상품에 대한 실망감이 여전히 크다”며 “앞으로는 금리 상승요인이 있는 만큼 적금 등을 장기적으로 붓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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