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용보증기관 보증사고율이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올 들어 보증기준 완화와 함께 보증규모를 대폭 늘린데다가 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인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은행권과 추진중인 부실 중소기업 구조조정이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13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보증사고율은 올 1월 8%대까지 급등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하며 지난달 각각 4.9%(신보)와 4.8%(기보)를 기록했다. 이 사고율은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지난해 10월(신보)과 9월(기보)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보증사고율은 신용보증기관 보증으로 은행 대출을 이용한 중소기업이 부도 등을 이유로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비율이다.
올들어 보증기관들은 보증사고율 증가에 대비해 보증기준을 크게 낮추고 보증비율을 최대 100%까지 높여 부실에 대비해왔다.
기관별로 보면 신보 보증사고율은 올 1월 8.7%를 정점으로 2월(8.1%) 3월(6.8%) 4월(6.1%) 5월(5.4%) 꾸준히 줄었다.
기보 역시 8.2%를 기록한 1월이 가장 높았으며, 2·3월은 7%대 4월과 5월은 각각 6.3%와 5.5%를 나타내는 등 빠르게 개선됐다.
부실규모에서도 신보는 1월 2248억원에서 꾸준히 줄어 6월에는 1월의 절반을 밑도는 1010억원으로 하락했으며, 기보 또한 1월 887억원에서 6월 401억원으로 낮아졌다.
보증사고율이 이처럼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던 데에는 정부와 보증기관의 과감한 지원 조치 결과로 파악된다. 이 조치로 긴급 유동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의 부도를 막을 수 있었으며, 이는 보증사고율 완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김용환 기보 이사는 “보증공급을 확대하면서 기업의 긴급한 자금수요를 충족해 사고를 지연시켰다고 볼 수 있다”며 “작년 하반기 사고율이 올랐다가 보증을 늘리면서 떨어졌기 때문에 올 하반기에는 다소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 구조조정 움직임에 대해 “회복 기미가 보이는 지금이 구조조정 적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과 은행업계는 여신 50억∼500억원의 중소기업 861곳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중이며 이중 100개사 안팎인 10∼15%를 워크아웃 또는 퇴출 대상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기보와 신보 상반기 보증규모는 각각 10조5808억원과 43조1000억원(잔액기준)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64.6%와 51.2% 증가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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