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장, `미디어법 결단 임박` 시사

김형오 국회의장이 오는 25일 회기를 마치는 6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미디어법의 처리와 관련, 직권상정을 비롯한 ’모종의 결단’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12일 내비쳤다.

김 의장은 이날 방영된 KBS-1TV 일요진단에서 미디어법에 관해 언급하면서 “국민적 동의하에, 산업적 필요에 의해, 또는 국가적 요구에 의해 처리가 돼야 할 법안이 소수당에 의해 막혀 곤란하다는 판단이 선다면 직권상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김 의장이 “직권상정이 제발 일어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여야가 협상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이기는 했지만, 그가 미디어법 처리와 관련해 이처럼 직접적으로 직권상정을 입에 담기는 처음이어서 여야 정치권에서는 발언의 진의 탐색을 놓고 파장이 일고 있다.

우선 여야는 김 의장의 직권상정 발언이 민주당의 등원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나온 점에 주목했다. 이번주 민주당이 전격 등원을 결정할 경우, 상임위와 원내대표 차원에서 전개될 여야 미디어법 협상의 이견 조정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여전히 직권상정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으나 청와대의 미디어법 처리의지가 확고하고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요구가 점점 드세지는 여권 분위기를 방치할 수 없는 사정도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

한나라당 출신인 김 의장이 현정부의 대표적 입법인 미디어법안의 처리를 중립적 입장의 국회의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마냥 수수방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이 또 다른 쟁점법안인 비정규직법안에 대해서는 “사회각계의 견해와 입장을 수렴하는데 정부와 국회가 소홀했다.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여야의 진지한 협상만을 촉구한 데서 그쳤다. 이는 미디어법안 처리에 우선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의장은 민주당이 이번주 등원할 경우 미디어법안을 둘러싼 여야 협상의 진척 상황을 주목하면서 다음 수순을 구상할 전망이다. 양측의 협상을 지속적으로 촉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중재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측이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게 되면 임시국회 회기 직전 결단의 수순을 밟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 국회 주변의 관측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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