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아본 사람이 놀고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익숙지 않은 사람은 일찍 퇴근한 수요일, 쉬게 된 토요일이 낯설다. 무엇을 어떻게 누려야 할지 어색하고 불안하다. 되레 안 보면 참고 넘어가거나 잊고 지나쳐 버릴 일들이 눈에 보이니 싸움과 꾸중만 는다. 어쩌다 만나면 야단만 치는 아빠, 아빠 닮아서 그런다고 험담하는 엄마와 함께 맞는 주말은 아이들에겐 치르기 벅찬 숙제 같다.
부모도 마찬가지다. 차라리 강아지 데리고 산책 나가거나 혼자서 찜질방에 누워 있을지언정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불편하다.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도 마찬가지다. 서로 마음의 문을 닫는다. 무슨 대화를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하고 공유할지 막막하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지긋지긋해하는 폭탄주를 집으로 끌어들이고 기껏해야 고스톱으로 얼굴만 붉어진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강조하면서도, 막상 가족과 놀 소프트웨어는 별로 없다. 가족과 함께하는 가족놀이 문화를 좀 더 다양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요즘의 핵가족화 시대에는 직계가족만이 아니라 친척까지 확대해 함께 어울리며 정체성도 확인하는 것도 좋다. 가족 블로그를 만들어 서로 사진을 올리고, 안부도 묻는다. 공통 주제를 갖고 정기적으로 모이기도 한다. 가족과 함께 게임도 하고 영화 보는 날, 대화하는 날, 외식하는 날을 정해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을 만들기도 한다.
남에게는 재미 없어도 웃어주고 함께하면서 가족에겐 재미있어도 위엄 세우려고 뒷짐을 지고 있지는 않은지 되짚어보자. 남에게는 마음을 비우고 그러려니 하다가도 가족에겐 가혹한 잣대로 재고 나무라는 데에만 익숙해 있지는 않은지 되짚어보자. 가족은 화풀이하는 샌드백이 아니라 중요한 것이 들어 있어서 늘 챙기는 핸드백처럼 다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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