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7월 개인적으로 평생 잊지 못하는 영광스러운 시간을 가진 바 있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꿈 중 하나가 세계 최고의 와인인 ‘로마네 콩티(Romanee Conti)’를 마시는 영광과 로마네 콩티를 방문하는 영광이다. 이 와이너리는 일반인이 쉽게 방문하기가 어려운 곳이다. 이런 로마네 콩티를 방문해 오베르 빌렌 소유주와 2시간을 같이 담소하며 2002년도 로마네 콩티 시리즈 여섯 가지 와인을 함께 시음하였으니 정말로 가문의 영광이었다.
다소 깡마른 체구에 점퍼를 입고 있었으며 우리를 맞이할 때도 몹시 바쁜 일을 하다 나온 사람처럼 보였으며 와인 이야기로 깊이 들어가자 통역을 써서 불어로만 이야기하던 분이 갑자기 영어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셀라에 들어가서 와인을 시음할 때 빌렌 사장이 웃으면서 “2002년도 이 와인은 아시아인 중에서 당신이 최초로 마셔 보는 사람”이라 말할 때 순간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들었다.
오크통 속에 1년밖에 있지 않은 와인이 이미 향은 상당히 화려하게 나타났으며 와인 색상은 연했으나 와인 맛은 여타 부르고뉴 와인보다 깊이가 더 있었다.
로마네 콩티.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와인. 경차 한 대 값과 맞먹는 비싼 와인.
이 와이너리는 13세기부터 본(Beaune)에 있던 베네딕트 교단 생 비방 수도원의 소유였으나 1625년 수도원이 폐지되면서 여러 소유주를 거치다가 1760년께 루이 15세의 사촌형인 콩티공이 루이 15세의 애첩인 퐁파투르와 치열한 경합 끝에 손에 넣게 된다.
이때부터 와이너리 이름을 마을 이름인 로마네와 본인의 이름인 콩티를 붙여서 로마네 콩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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