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over Story-기업 전사적 정보 관리 정책의 필수

기업 전사적 정보 관리 정책의 필수

가트너 “이메일, 파일 서버, ECM, RM(기록관리), 전사 정보 관리 정책에 E-디스커버리 적용 필요”

E-디스커버리 솔루션 업계는 기업들이 주로 당면하는 민사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E-디스커버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모건 스탠리, 삼성전자, 퀄컴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명확하고 폭넓은 유관 자료 증거 제출이 소송의 승패를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자발적인 E-디스커버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아직 여유만만이다.

국내 E-디스커버리 솔루션 시장에는 한국EMC, 시만텍코리아, 컴볼트코리아, 얼텍IT코리아 등 글로벌 업체 외에 더존정보보호서비스, 소만사, 쓰리웨어 등이 진출해 있다. 세계적으로는 E-디스커버리 솔루션 제공사임을 내세우는 업체가 100여곳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EMC, 컴볼트코리아, 얼텍IT 등은 아직 국내 고객사가 없다고 전했으며, 국내 기업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진 않다. 시만텍코리아는 “몇 군데 있으나 대외비”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국내 E-디스커버리 도입 고객사는 한 군데도 없다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김무곤 얼텍IT 지사장은 “S사 등 대형 그룹사 몇 곳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공기업 1군데가 검토중이다. 그러나 현재 E-디스커버리를 구축해 사용하고 있는 곳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메일 아카이빙과 ECM(Enterprise Content Management)에 대한 E-디스커버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국EMC에서도 고객 현황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아직 국내 E-디스커버리 적용 사례는 없다”며 홍정화 한국EMC 컨텐츠관리 및 아카이빙(CMA) 사업부 상무는 “다만 미국 기업과 거래하는 국내 금융 관련 업체들이 미국의 사베인-옥슬리 법안 등 전자기록 관련 법규제를 준수하는 차원에서 이메일 아카이빙을 수행하고 있는 단계이고 그나마도 많은 사례가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E-디스커버리 솔루션 업계, 답답한 속내=국내 E-디스커버리 솔루션 시장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내 기업 및 기관의 경우 E-디스커버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다국적 기업의 경우 메일 서버를 본사 및 아태지역 데이터센터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본사 데이터센터에서 아카이빙과 E- 디스커버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솔루션 구매의 여지가 없다.

다국적 기업 중 예외적인 상황은 해외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로 아직 본사로의 시스템 이전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업종 성격상 해외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기가 정서적으로 어려운 경우다. 주로 금융권이 해당되며, 이러한 금융권 중 일부가 E-디스커버리와 이메일 아카이빙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E-디스커버리가 대상으로 하는 전자적 기업 정보 중 가장 우선순위는 이메일 데이터이다. 지난 과거의 업무 내역과 관계자들을 비교적 쉽고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솔루션 업계 또한 E-디스커버리의 필요성을 고객들에게 계도해 나가면서 이메일 아카이빙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메일 아카이빙 시스템이 구축되면 자연스럽게 E-디스커버리 옵션도 추가 구매하게 될 것이라는 속내다.

그러나 이 때문에 E-디스커버리가 이메일 아카이빙의 부수적인 옵션으로 오도되는 경향이 있다. 기업 업무에 이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메일은 중요한 법적 증거가 되지만, 제출을 요구받는 기록물 유형 중 하나일 뿐이다.

가트너 등 분석 기관에서는 기업 E-디스커버리의 대상이 이메일만은 아니며, 이메일→파일 시스템→ECM→EIM(기록물 관리 포함)에 이르는 전사적 정보 관리 정책과 시스템 체계를 대상으로 한다고 지적한다. 기업 데이터의 △분류 △인덱싱 △원형 보관 △유관성 검색을 가능하게 해 법적 분쟁을 포함해 업무상 필요할 때 언제든지 추출해낼 수 있는 시스템이 E-디스커버리다.

◇이메일은 일부, 기업 정보 관리와 병행=가트너는 E-디스커버리를 기업 콘텐츠 관리(ECM) 및 기업 정보 관리(Enterprise Information Management)와 떼어놓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또 E-디스커버리를 컨텐츠 아카이빙 솔루션에 적용하는 정책과 전략이 없으면, 이를 갖춘 기업들이 E-디스커버리에 지출하는 총 비용보다 약 30% 이상을 추가적으로 지출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2월 가트너가 발표한 ‘E-디스커버리: 2008-2011 프로젝트 계획수립 및 예산 편성’ 보고서에 따르면 △저장된 데이터 중 최대 90%는 잉여 데이터이거나 날짜가 지난 데이터이고 △PST 파일(이메일 백업 파일) 및 시스템 파일들이 네트워크 스토리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하며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당 소요되는 법적 검토 비용은 1만8750달러(약 26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기업 데이터(콘텐츠)의 효율적인 저장 분류 없이는 E-디스커버리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E-디스커버리는 법적 증거 자료로 제출된다는 특성상 원본 그 자체이거나 원본과 동일한 자료임을 인정받아야 한다. 따라서 복사본을 저장하는 백업 시스템이 아니라 원본을 압축 저장하는 아카이빙이 요구된다.

타네자그룹은 몇 년 전 ICM(기업의 정보 분류 및 관리(Information Classification and Management)의 한 분야로 E-디스커버리를 언급한 바 있다. 타네자그룹의 ICM은 기업 전사적으로 데이터를 위치시키고 분류하는 기술을 말하며, E-디스커버리, 컴플라이언스, 데이터 보안 통제, 데이터 관리 등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2009년 접어들면서 타네자그룹은 “ICM을 규정했던 몇 년 전에 비해 E-디스커버리의 비중과 영역이 크게 강화됐으며, 이제는 E-디스커버리가 곧 ICM과 유사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타네자그룹은 E-디스커버리 참조 모델은 데이터 △규정(Identification) △수집(Collection) △처리(Processing)로 구성된다.

타네자그룹의 보고서는 E-디스커버리의 현재를 잘 표현하고 있는데, 기업 전사 조직에 걸친 데이터를 인덱싱하여 관리하고, 분류와 수집 보관하는 것이 E-디스커버리이기 때문이다. 또 이는 기업들이 E-디스커버리를 법규제와 관련해 어쩔 수 없이 구축해야 하는 컴플라이언스 솔루션이 아니라, 기업의 업무 효율성 증가와 비용 절감의 시스템으로 인식해야 함을 시사한다.

법적 분쟁에의 대응이 E-디스커버리 구축 필요성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E-디스커버리는 기업 내부적으로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고 업무 효율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 내부 감사팀은 감사 업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 한 예로, 이메일 아카이빙을 적용한 국내 대형 글로벌 IT 업체의 경우 기업 내부 기밀이 매체를 포함한 외부에 공개될 경우 전 직원의 이메일에 대한 탐색을 수행해 정보 유출 근원을 파악하고 있다.

또 법무 부서에서는 언제든지 법적으로 하자가 있는 계약 건이나 문건에 대해 소송 및 방어를 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업무 연속성 차원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전임자의 업무와 거래처 정보 등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이메일 아카이빙에서도 검색 기능을 제공하지만 연관성 자료 검색에서는 E-디스커버리를 활용할 수 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