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 임응석 온게임넷 OAP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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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개막한 박카스 스타리그 2009. 중계를 맡은 온게임넷에서 특이한 홍보 영상을 띄웠다. 이제동, 송병구 등 출전 선수들이 물속에서 연기를 펼치는 것이 아닌가. 스폰서 ‘박카스’가 물(water)로 이뤄진만큼 이들의 연기도 어색하지 않고 화면에 잘 어울린다. 모든 출전 선수가 물속에서 연기하는 오프닝은 세계 최초다.

 이런 도발적인 발상을 한 이는 누굴까. 이 동영상을 보는 내내 궁금했다. 이번주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의 주인공은 온게임넷에서 오프닝, 클로징 홍보 동영상을 만드는 온에어프로모션(OAP:Ongamenet On-air Promotion)팀의 임응석 팀장이다. 지난 2006년 4월 정식으로 만들어진 OAP팀은 온게임넷에만 있는 조직은 아니다. 대부분 채널엔 비슷한 팀이 존재한다. OAP팀의 주 역할은 ‘프로그램 띄우기’다. 신규 프로그램이든 이미 편성된 작품이든 이들은 작품이 시청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곱게 포장한다.

 여기까진 OAP팀의 공통 역무다. 그러나 온게임넷의 OAP팀은 다르다. 부드럽고 훨씬 세련됐다. 그 배경엔 임응석 OAP팀장이 있다. 지난 2002년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적도 있는 임응석 팀장은 서울시립대를 나와 음악 방송에서 카메라 감독으로 오랜 기간 근무했다.

 지난 2006년 팀을 맡고 난 뒤 스토리를 요약하는 그저 그런 영상은 과감히 버렸다. 대신 엠넷, MTV 등 음악 방송에서 10여년 재직했던 감각을 가감 없이 쏟아부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다소 과하지만 음악이 담긴 홍보 영상은 시청자의 주목을 한 번에 받았다. 임 팀장은 “프로모션 전문피디 4명, 방송디자이너 4명과 저를 포함해 9명이 만든 영상은 메인 프로그램 이상이라는 평을 받았다”며 “외국에서 수상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온게임넷 사람들은 임 팀장의 가장 큰 성과로 ‘채널 톤 앤 매너의 네트워킹(채널 분위기의 일관된 정돈)’을 주저없이 꼽는다. 기존 온게임넷은 게임 채널 중 하나였지만 임 팀장을 만나며 비주얼, 사운드, 그래픽, 프로모션 스폿 등이 정돈됐다.

 임 팀장은 “오프닝 프로그램의 통일성을 강조, 해외 유수의 채널과도 견줄 수 있는 수준 있는 채널을 만들어냈다”며 “온게임넷을 보고 있으면 어떤 느낌이 바로 떠오르게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팀의 가장 큰 어젠다”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모션 영상은 또 다른 마케팅툴로까지 인정받는다. 지난해 ‘에버 스타리그’를 위해 만든 선수 개개인의 캐릭터가 담긴 애니메이션 동영상은 업계에서 광고에 활용하자는 이야기가 줄을 이었다. 임 팀장은 “결과는 엄청나게 뜨거웠고 해외 관련 시상식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 수상까지 하게 됐다”며 “미국 뉴욕에서 펼쳐진 Promax & BDA 어워드에서 2년 연속 수상했다”고 강조했다.

 OAP팀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임 팀장은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다. 그는 시청자들과 함께 나누고,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작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임 팀장의 마지막 말이 가슴에 남는다. “우리의 작업이 사회문화에서 에너지로 작용하고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의 일부분을 담당할 수 있는 영역이 됐으면 합니다. 물론 저와 팀원 모두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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