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구는 ‘탄소 마일리지제’로 유명하다. 타 지자체는 물론이고 행정안전부나 환경부 등 중앙부처에서까지 벤치마킹할 정도다.
“우리 구는 전형적인 ‘에너지 다소비구’입니다. 에너지 소비량은 소득수준과 비례하는데, 특히 기업이 많은 관내 특성상 타 자치구에 비해 에너지를 많이들 써요. 탄소 마일리지제 역시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에서 비롯됐습니다.”
맹정주 강남구청장(63)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이 제도는 가정이나 식당·회사들이 사용하는 전기나 수도·도시가스 등을 절감하면 그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온실가스 10㎏ 감축 시 1포인트(500원)씩 지급한다. 1포인트는 전년 동월 대비 전기 23㎾h, 상수도 17㎥, 도시가스 4.3㎥를 감축한 양이다.
“처음엔 과연 할 수 있을까 내부적으로도 의문이 많았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사업을 위해 10억원 상당의 기금을 조성한 것이나 탄소 마일지지제를 위해 ‘에너지 기본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한 일 역시 쉽지 않은 한걸음이었어요.”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강남구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5월말 현재 일반가정은 12만5000세대가 참여중이다. 기업은 3342개 업체, 학교는 69개교, 공공기관은 37곳이 이 제도에 가입했다. 이들의 온실가스 감축양은 일반가정에서 6420톤, 기업이 5175톤, 학교·공공기관은 342톤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82억원의 절감효과를 얻은 셈이다.
강남구는 신축 문화센터나 주민편의 시설에는 의무적으로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설치토록할 예정이다. 또 자전거 무인 대여시스템도 연말께 구축, 강남구를 대한민국의 대표 그린시티로 꾸밀 계획이라고 맹 구청장은 덧붙였다.
◆인터뷰
-구민 입장에서 탄소를 줄이면 정말로 돈이 되나.
▲세곡동 소재 율곡탕의 경우 온수용 보일러를 이산화탄소 보일러(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압축해서 발생되는 열을 이용한 보일러)로 교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11만9775㎏ 감축했다. 결국 기업체 1위로 선정돼 300만원을 받아갔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대형 기관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상금도 지급한다.
-강남구는 부자동네다. 탄소 마일리지제 등 각종 녹색정책 역시 재정자립도가 높기 때문 아닌가.
▲그만큼 역차별도 심하다. 타 자치구는 쉽게 받아쓰는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각종 교부금이나 지원금을 우리는 못받는 일이 허다하다. 관내 기초생활수급자수가 25개 자치구중 7번째로 많다. 국민임대 아파트 역시 3번째로 많다. 당장 내년 예산이 1000억원 준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 도입은 어떻게 돼가나.
▲연말께 테헤란로에서 1차 시범운영한다. ‘G바이크’ 등 5개 후보를 놓고 현재 사업명 선정 작업도 진행중이다. 사업비는 200억원 규모다. 전액 민자사업이다. 문제는 전용 도로 등 인프라 확충인데, 만만찮다. 예컨대 횡단보도 하나 놓으려 해도 중앙정부나 경찰청의 허가를 먼저 얻어야 한다. 기초단체장으로서 한계를 느끼는 대목이다.
◆약력
1947년 천안생. 1966년 경기고 졸업. 1971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71년 행정고시 10회 합격. 1981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행정학 석사. 1989년 경제기획원 공보관. 1994년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국장. 1998년 조달청 차장. 1999년 국무총리실 경제행정조정관. 2001년 한국증권금융(주) 사장. 2005년∼2006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자문위원. 2006년 7월∼현 강남구청장.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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