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을 합친 연매출 3조원대의 종합 전자부품 회사인 ‘통합’ LG이노텍이 공식 출범했다. LG그룹내 차세대 주력 계열사이자 세계적인 부품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조기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다.
LG이노텍(대표 허영호)은 30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창립행사를 갖고 1일자로 통합 출범을 선언했다. 허영호 사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부품소재 기업이 고성장·고수익 구조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글로벌 회사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면서 “통합 출범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LG이노텍의 위상을 확고히 인식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은 통합 출범과 함께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더 퍼스트 파트너’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 전세계 부품 시장에서 오는 2012년 10위권, 오는 2015년 5위권 진입을 각각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한편, 기존 경쟁 우위 시장에서는 지배력을 꾸준히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전략적 고객사 중심으로 맞춤형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고, 연구개발·생산·마케팅 등 기존 양사의 공통 업무는 운영 효율성 극대화하기로 했다.
특히 LG이노텍은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붓기로 했다. LCD TV용 LED 백라이트유닛(BLU) 패키징 시장에서 조기 양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허 사장은 “내년부터 3개년간 LED 분야에 대규모 양산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른 시일내 양산 능력을 확대함으로써 LED 패키징 시장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또 인쇄회로기판(PCB) 분야도 종합 표면실장(SMT) 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목표다. 현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바일 LCD 사업에 이어 수년내 LED와 PCB를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LG이노텍 발자취
이번 합병 출범으로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은 지난 수십년간 영욕의 세월을 마감하고 우리나라 대표 종합 부품업체로 새로운 ‘창업’을 선언했다. 사실 LG이노텍의 모태인 금성알프스전자는 LG가 일본 알프스전기와 합작 투자를 통해 지난 1970년 탄생시킨 국내 최초의 종합 부품업체였다. 업력만 따지면 삼성전기보다 긴 역사를 자랑한다.
이후 LG전자의 가전사업과 성장을 같이해왔던 이 회사는 지난 1995년 LG전자부품으로 사명을 바꾼뒤 다시 2000년 LG이노텍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 2001년 허영호 사장이 당시 부품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하면서 괄목할 정도로 변신에 성공했다. 당시만해도 연매출 3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던 LG이노텍은 연평균 30% 이상 신장을 거듭하다 2005년 매출 1조원의 업적을 달성했다. 허 사장이 칩 마운트 등 각종 생산 공정의 불량율 제로에 도전하고, 과학적인 혁신 관리기법을 도입하면서 지난해 사상 첫 2조원대 고지에 올라섰다.
LG마이크론은 지난 1983년 한국마이크로닉스라는 이름으로 창립한뒤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정밀 포토에칭 기술을 보유한 부품 기업으로 명성을 날렸다. 지난 1995년 LG마이크론으로 사명을 바꾼뒤 반도체용 핵심 부품인 리드프레임과 테이프 원판, 포토 마스크, 섀도 마스크 등 디스플레이 부품 사업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LG전자로부터 PCB 사업을 양수하면서 외형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고, 외장재 및 태양전지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왔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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