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벤처기업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고객사 발굴이다.
SW 개발사 틸론은 한국HP의 eKorea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다수의 고객사를 찾았다. 틸론의 기술을 인정한 HP를 거쳐 자연스럽게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피죤과 올 5월 JS전선 프로젝트다.
지난해 피죤은 생산라인과 지사의 PC 업무환경 개선 및 보안관리에 나섰다. 이 프로젝트에서 HP는 신 클라이언트를 이용해 사용자의 업무환경 개선 역할을 맡았으며 중앙집중식 정보관리시스템 구축은 틸론의 SBC 솔루션을 추천했다. SBC 솔루션은 사내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서버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인증을 받고 사용하는 제품으로 HP는 자사 제품과 시너지가 난다고 판단한 것이다.
틸론이 JS전선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과정도 유사하다. 지난 5월 HP가 JS전선 프로젝트에 자사의 서버와 함께 들어갈 것을 제안한 것이다. JS전선이 요청한 내부자료 보호와 이미 설치된 인트라넷 운용과의 효율화를 꾀하는 데 적합하다고 봤다.
한국HP는 틸론의 약한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지난 2005년 eKorea 프로그램 일환으로 고객 초청 세미나를 함께하자는 제안을 했다. 비용은 모두 HP가 부담했다. 잠재고객 100개사 정도를 초청한 가운데 행사는 펼쳐졌고, 참여 기업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이 행사는 2007년까지 이어졌다.
이춘성 틸론 마케팅기획부 실장은 “당시 세미나를 거쳐 매년 시장이 80% 이상 성장한 것 같다”며 “우리 같이 브랜드 파워가 약한 기업은 HP와 함께 행사를 함으로써 회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틸론은 HP의 장비대여 프로그램도 대표적인 상생지원 사례로 꼽았다. 틸론이 고객사 발굴을 위한 벤치마킹테스트(BMT) 과정에서 HP의 블레이드서버를 수차례 대여했다. 이 서버 비용이 2000만∼3000만원 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여로써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이는 틸론의 기술개발로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기술력 향상이라는 결과물을 낳았다.
틸론은 국산 SW를 해외에 소개해주는 HP의 개발자·솔루션 파트너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다국적 업체의 글로벌 영업망을 이용해 해외 진출을 쉽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다국적 컴퓨팅 업체도 국내에서 영업 기회를 늘려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모델로 평가받는다. 이춘성 실장은 “기본적인 협력도 되겠지만 공동 마케팅과 판매에 대한 심도 있는 협력 모델 개발이 국내 SW 사업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국HP의 상생프로그램은 틸론에도 자극을 줬다.
틸론은 틸론 비즈니스 협력(TBA)이라는 채널파트너 상생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회사가 존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상생이 크게 기여를 했으며 틸론도 우수 파트너와 상생 발전하기 위해 상생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것이다.
최백준 틸론 사장은 “우리 회사는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솔루션 개발과 테스트 과정에서 한국HP의 데모장비와 기술지원을 받았고 이로써 고객에게 좀 더 안정적인 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었다”며 “HP의 다양한 교육과 세미나 역시 신기술을 신속하게 확보해 솔루션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한국HP와의 상생 프로그램 효과를 높이 평했다.
◆한국HP의 상생프로그램
한국HP는 국내 협력사·파트너들과 협업해 강화된 조직과 프로세스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 모색과 고객 만족도 그리고 로열티 확보를 위해서는 파트너와 상호 윈윈하는 동반 성장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 ‘eKorea 파트너 프로그램’이다. 한국HP와 파트너 간 협력 관계를 구축해 양질의 공동 비즈니스 체계를 구축해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련한 특별 프로그램이다. 비즈니스 규모에 관계없이 공공·제조·유통·통신·금융서비스·의료·교육 등 전 산업군 요구에 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획했으며, 300개가 넘는 솔루션과 서비스 제공업체들과 제휴하고 HP 표준 기반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한다. 이들 파트너들은 HP-UX, 블레이드 인증, 성능 테스트 및 조정, 각종 보고서에서부터 시장 공략에 이르기까지 HP의 폭넓은 지원을 받는다. 현재 300여개의 파트너 풀을 확보했으며 솔루션을 보유한 파트너들과 한국HP 간의 비즈니스 시너지를 향상시키고 견고한 로컬 솔루션 파트너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현한다. 또 다양하고 실질적인 혜택으로 HP에 대한 파트너들의 로열티를 개선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브랜드 가치 공유, 공동 영업 및 마케팅, 데모 장비 대여, 기술 지원, 교육 및 훈련, 자료와 정보 제공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지원으로 구성된다. 파트너의 솔루션이 국내외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대표적으로 eKorea 솔루션 세미나와 솔루션 몰, 웹 마케팅 프로그램 등이 있다. eKorea 솔루션 세미나는 파트너의 우수한 솔루션을 주제로 장소, 데모용 장비, 참석자 초청 및 홍보를 포함한 세미나 관련 전 비용을 HP가 부담하는 파트너 후원 마케팅 프로그램이다. 솔루션 몰은 웹을 거쳐 eKorea 파트너에 HP 제품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위한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써 파트너들이 신규 시장 개척, 고객 및 협력사 발굴, 업계 동향 파악 등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웹 마케팅 프로그램은 파트너 간의 활발한 온라인 활동을 유도해 상호 커뮤니케이션 및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만들었다. eKorea 웹상에서 ‘파트너 관계 관리(PRM)’ 기반 파트너 온라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효과적인 웹 마케팅 방법이다. 온라인 광고, 고급 콘텐츠 제공, e메일 마케팅, 솔루션 및 콘텐츠 사업 제휴, 공동 이벤트와 프로모션, eDB 마케팅 등이 활용된다.
eKorea 파트너는 상호 비즈니스 시너지 정도, 솔루션의 시장성·독창성, 마케팅과 영업 능력, 시장 점유율, 성장 잠재력, 재무구조 등을 보고 결정한다. 파트너에 협력적이고 독점적인 시스템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인프라를 지향함으로써 업계 최고의 기술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표준 기반 솔루션을 고객들에 제공한다. HP 측은 “eKorea 파트너 프로그램은 세계 인터넷의 중심이 될 정보강국 eKorea 건설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한국HP와 파트너가 양질의 공동 비즈니스 체계를 세워 21세기를 주도할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백준 틸론 사장
“국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업체들은 머리를 맞대고 상생할 수 있는 IT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최백준 틸론 사장은 한국 상생 문화의 확산 필요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할수록 상생은 더 가치를 발휘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 웹스토어’ 모델은 국내 IT업체들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소개한 그는 “이 모델이 콘텐츠 개발자와 플랫폼 사업자 그리기 단말기 사업자가 함께 수익을 나누고 상생할 수 있는 IT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시도해 성공했다”고 단정했다.
컨버전스 시대인 지금 상생은 새로운 비즈니스와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국 벤처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IT업종과의 상생 외에도 의료·교육·유통 등 타 분야와 전략적 제휴 및 상생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더욱 힘써야 합니다.”
상생에서 ‘믿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서로 간의 믿음이 없다면 상생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기업과 상생하는 과정에서 “‘벤처기업의 기술력만 빼가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서로 역할에의 존중과 믿음으로 이를 극복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틸론은 HP와 상생해 기술 벤처기업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
“IT 벤처기업으로 한국HP와 같은 대기업과의 상생협력은 고질적인 약점인 판로개척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바이어 역시 우수한 기술력과 아이디어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찾았으나 우리와 직접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과 네트워크와 프로세스를 보유한 대기업의 상생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틸론은 앞으로 한국HP와 같은 다국적기업과 협력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필론 측에서는 신시장 개척 그리고 다국적기업은 한국에서의 비즈니스 확대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다. 최 사장은 “향후 해외진출에 대기업과의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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