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GIF, 스타벅스, 질레트.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레스토랑, 커피, 생활용품 분야에서 1등 브랜드라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잘 알려져 있다. 이들 기업에는 분명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경험마케팅(experience marketing)’으로 경쟁자에게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업은 ‘제품기능’을 잘 살리거나 ‘서비스 품질’을 높여 고객을 만족시키는 전략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소비자는 더 이상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만으로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기업이나 브랜드가 제공하는 독특한 가치와 제품을 사용하면서 얻는 다양한 ‘경험’이 더 중요함을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소비되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경험, 가치, 생활양식이 무엇인지 파악해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바로 ‘경험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요란한 분위기에서 음식을 시키고, 아들 생일이라고 알려주면 아들의 머리에 고깔모자를 씌우고 ‘TGIF’ 종업원들은 기타를 연주하면서 축하를 해준다. ‘스타벅스’만이 제공하는 독특한 장식과 음악 그리고 은은한 향기가 흐르는 매장 분위기에서 소비자는 흔쾌히 돈을 지급한다. 이들이 구매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특별한 ‘경험’을 구입한 것이다.
이러한 ‘경험마케팅’은 인터넷 쇼핑과 같은 전자상거래 기업이나 게임기, 멀티미디어 기기를 생산하는 하이테크 벤처기업의 제품에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경북테크노파크에서 근무한 지 10년이 됐다. 기업지원 업무를 담당하다 보면 ‘기술’보다는 ‘마케팅’ 문제로 고민하는 CEO를 의외로 많이 만난다. 이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좋은 제품’을 만들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이젠 어떻게 하면 ‘멋진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다.”
이제 휴대폰을 휴대 전화기라는 제품으로 생각하지 않고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파는 매개체로 생각해보면 여기서 하이테크 기업의 풀리지 않는 마케팅 문제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문영백 경북테크노파크 정책사업팀장 myb87@gbtp.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