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를 상대로 무제한 음악파일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불법 복제·공유 시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이른바 ‘당근+채찍’ 결합형 음악 서비스가 등장한다.
1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음반 제작사 유니버설뮤직그룹과 영국 네트워크 사업자 버진미디어는 불법 복제파일 공유 등 인터넷 해적행위를 막기 위해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디지털 음원 협약을 맺었다.
이 제휴로 유니버설은 보유한 모든 음원을 복제방지 기능을 탑재하지 않은 채 제공하는 대신 버진 측은 비합법적인 사용자는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등 강력한 저작권 보호 조치를 취하게 된다. 접속 차단기간은 수분에서 상당히 긴 기간까지 지속될 수 있다. 이용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프랑스가 내건 이른바 ‘3진 아웃제’를 도입하는 대신 저작권자와 인터넷서비스업체(ISP) 등이 주도하는 민간 차원의 대응에 무게중심을 뒀던 영국정부는 이번 합의를 환영했다.
스테펀 카터 방송통신 정책담당 장관은 “정부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올바른 법·제도적 규제의 틀을 만들 의무가 있다”면서도 “시장이 이 같은 혁신적인 합의로 불법 공유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온라인 음악의 95%가 불법 파일인 것으로 추산되는 현실에서 음반업계에 새 디지털 비즈니스모델의 수립이 절실하다면서도 이번 협약이 상당히 파격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포레스터리서치의 마크 멀리건 애널리스트는 “이번 협약은 큰 판돈을 건 게임과 같다”고까지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7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가진 버진이 단순히 네트워크 서비스만 제공하는 다른 ISP와 달리 자체 케이블방송에서 콘텐츠를 생산·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선택이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버진미디어 측은 유니버설 외에 소니뮤직·EMI·워너뮤직 등 다른 대형 음반사와도 이 서비스와 관련해 협의 중이며 연말께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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