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호텔의 연회장에서 비밀스러운 회의가 열렸다.
정장이 아닌 문신, 말총머리, 배낭 등 개성이 강한 차림으로 등장한 참가자들은 철저한 조사를 받고 입장했으며, 기자들의 출입은 엄격히 제한됐다.
각국 인터넷 관련 기업의 대표자들이었다. 스팸, 바이러스, 서비스 거부 공격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항하는 활동을 위해 조직된 메시징 업계의 협력단체인 ’메시징안티어뷰즈워킹그룹(MAAWG)’은 사이버 범죄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1년에 3번 회의를 갖지만 신변 위협을 우려해 비밀회의 원칙을 지켜왔다.
하지만 사이버 범죄의 수위가 점차 높아지자 MAAWG는 이제 소비자의 도움을 받기 위해 활동을 조금씩 공개하며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스팸메일과 해킹은 대부분 조직화된 범죄 단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MAAWG 회원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알려지면 범죄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그럼에도 이들이 ’비밀전쟁’을 포기하고 ’공개전쟁’으로 선회한 것은 사이버 범죄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보안업체 시만텍에 따르면 작년 세계적으로 전송된 스팸메일은 전체 이메일 전송량의 94%를 차지하는 3천496억 건에 달한다.
시만텍은 또 하루에 1천149개의 웹페이지가 맬웨어(Malware.악성 소프트웨어)의 소굴로 변하고 있으며, 280개 당 1개의 이메일 계정이 피싱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MAAWG의 제리 업튼 전무이사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하는 일을 모두 알리고 그들이 정치인들을 설득해 우리를 도와주기를 바랄 때가 있다”고 말했다.
MAAWG는 스팸메일 처리를 위해 여분의 서버와 라우터 등 장비와 스팸 필터링 소프트웨어 등을 마련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과 스팸메일 전송으로 발생하는 대역폭(데이터 전송량) 비용이 가격에 전가돼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MAAWG는 자신들이 사이버 범죄와의 전쟁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범죄조직도 더 진화하고 있다면서 패배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FT는 MAAWG가 전쟁에서 패할 경우 최소한 소비자를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활동을 공개하려고 하는 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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