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연구기관이 우리 정부의 국책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사상 처음으로 주관하게 됐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미국 조지아공대(조지아테크)를 주관기관으로 한국전자부품연구원, 성균관대, C&S마이크로웨이브, 셀런 등이 참여하는 ‘디지털인포미디어시스템:하이브리드 GPU·CPU에 탑재되는 몰입기술’ 개발 과제에 올해부터 3년간 55억5000만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한다고 9일 밝혔다.
외국 연구기관을 주관기관으로 한 기술개발 과제에 정부 예산을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나라 정부 R&D 정책에서도 드문 사례다.
한미 양국 정부는 공동 R&D의 속도 및 품질 향상을 위해 공동연구센터를 내달 가동할 예정이다. 조지아테크에 설립할 한미 공동연구센터에 조지아주 정부는 연구시설을 제공하고 우리 연구진의 상주 및 관련 기업의 입주를 지원한다. 현지 법을 따라, 개발한 기술의 소유권을 미국 개발자 또는 기관이 갖지만, 실시권은 한국도 공동으로 갖게 된다.
한미 공동 R&D사업은 지난해 첫발을 뗀 뒤 4개 과제가 순항 중이다. 내년까지 수행할 4개 과제에 신디안트, 조지아테크, 텍사스대, 예일대 등 내로라하는 미국 연구기관이 참여했다. 조지아테크를 제외한 3개 과제의 주관기관을 우리나라 연구기관이 맡았다. 3년간 정부 지원예산은 147억원에 달한다.
이창한 지경부 산업기술정책관은 “국가 R&D 주관기관 수행자격을 외국에 개방한 뒤 첫 사례가 조지아테크”라며 “우수한 외국 기술을 우리 기술과 융합·경쟁시켜 좋은 결실을 만드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미국 외에도 유럽 등 기술 선진국과 R&D 공조를 확대할 방침이다. 산업기술진흥원은 핀란드 TEKES, 네덜란드 센터노벰, 스페인 CDTI 등과 서로 공조해 과제발굴에서부터 평가관리, 자금지원까지 전 과정에서 분업형 공동R&D를 전개한다. 또 독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이스라엘, 중국, 일본 등 R&D 전략국가에는 7개 해외거점(글로벌테크)을 구축해 현지 기술정보의 국내 제공 및 공동 R&D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
김용근 산업기술진흥원장은 “정부 R&D의 지평을 넓히고,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추세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기 위해 유럽 R&D 다자간 협력채널인 유레카(EUREKA)의 준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의 R&D 역량을 높이고, 양질의 결과물을 얻기 위한 대외 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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