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하반기 빠르게 회복"

 한국 경제가 경기지표에서 호전 기미를 보이면서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회복강도가 약해 바닥을 다지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기구들은 한국의 금융·외환 시장이 안정되고 산업생산이 호전되는데다 무역 흑자와 물가 안정 등 호전지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다는 점을 근거로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최근 경기선행지수(CLI) 보고서에서 한국의 3월 CLI가 96.8로 전달의 94.6보다 2.2포인트 증가하면서 29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CLI가 보통 6개월 뒤의 경기를 전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9월부터는 한국 경제가 바닥을 찍고 가파르게 상승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경기지표는 조금씩 호전기미를 보이고 있다. 4월 광공업 생산은 작년 동월 대비 감소폭이 둔화(-8.2%)되고 전월 대비로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5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월보다 0.9%포인트 낮은 2.7%에 그쳐 2007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대를 기록했다. 소비재 판매도 4월에는 전월 대비 내구재 등을 중심으로 0.5% 증가했는데 5월에도 자동차 구매 등의 증가로 한층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감소에 따른 효과지만 5월 무역수지가 51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것은 한국경제에 청신호라고 할 수 있다. 하향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본격적인 경기회복이라 속단하기는 이르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4일 발표한 경제동향보고서(그린북)에서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산업생산의 전월 대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내수와 수출, 고용 등 전반적인 경기는 부진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경기 바닥론에 대해 “최근 일부 지표의 호전 기미가 뚜렷한 것은 사실이지만 잠재 성장률 등을 감안할 때 GDP가 전 분기 대비 1%씩은 성장해야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볼 수 있다”면서 “아직 0.1% 증가에 불과해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밝혔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도 “하반기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은 확실하지만 실물 침체에서는 벗어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며 “외환위기 직후 상황과는 달리 취약한 대외여건 때문에 수출을 기반으로 한 급격한 경기회복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제가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기업의 선제 투자와 신속한 구조조정 추진, 소비촉진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성장동력 분야 민간투자 유인, 저탄소형 경제체제 전환, 주력산업의 녹색변환 등 적극적인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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