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KT에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오는 15일 중단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내는 등 방송국과 통신사 간 미디어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통신사가 방송국을 콘텐츠사업자(CP)로 보고 있고 방송사는 CP가 아닌 미디어 협업 관계로 인식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BS의 VoD 영업을 하는 SBSi(대표 이남기)는 지난 1일 KT에 대표이사 명의의 공문을 보내 ‘기본계약 내용을 지키지 않을 경우 오는 15일부터 VoD 서비스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실시간 방송을 제외한 SBS VoD 드라마 콘텐츠를 KT IPTV에서 보지 못할 수도 있게 된다.
SBS가 말한 기본계약이란 VoD 판매에 따른 광고 수익 문제와 TV포털에 대한 합의사항이다. SBS는 KT와 VoD 제공 계약을 맺으면서 IPTV 내에 SBS의 TV포털을 구축하고 VoD에 붙는 별도 광고 수익 공유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비용 정산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지난해부터 계약을 갱신하지 못한 상태다. SBS 측은 지난 1월부터 광고료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SBS의 강경 입장에 광고보다 더 큰 영향을 준 것은 TV포털이다. 방송국 웹 페이지를 IPTV로 옮겨 놓은 TV포털은 지상파방송사가 VoD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전담하기로 했지만 최근 KT가 이를 인정하지 않기로 입장을 바꿨다.
지난달 KT가 SBS에 ‘TV포털 운영·편성권을 자기들이 갖겠다(IPTV방송사업자 역무에 위배)’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TV포털은 향후 올IP 인터넷 시대를 대비해 방송사도 주도권을 위해 매우 신경쓰는 부분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우리도 엄연한 미디어사업자인 만큼 단순한 CP로 보면 곤란할 것”이라며 “인터넷 시대에선 TV포털이 시청자를 만나는 중요 접점이기 때문에 우리도 포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IPTV에 콘텐츠 저작권을 다소 낮춰준 것은 이런 부가수익을 고려해서였다”며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비용 협상을 다시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TV포털 문제는 KBS·MBC 등 다른 지상파방송사도 자극하고 있다. 포털 운영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MBC도 조만간 KT에 VoD 중단과 관련한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며, KBS는 실시간방송 등도 협상에 포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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