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바투리그에서 중국의 기세가 드세다. 판페이·추이찬에 이어 지난 5월 31일 중국의 텅청까지 중국 선수가 한국 선수를 세 명 연속 제압하고 16강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지난 2월 인비테이셔널 우승자 허영호 외에 아직 한 명의 본선 진출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박진솔의 패배가 준 충격이 크다. 박진솔은 바투 인비테이셔널 출전 선수 중 월드바투리그 시즌1 시드전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그간 한국 선수 간의 대결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자타공인 바투 최강자였다.
중국의 텅청은 앞서 승리를 거둔 중국의 판페이나 추이찬에 비해 기량이 달린다고 평가받았던 선수였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바투 애호가들도 박진솔의 낙승을 점쳤다.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박진솔은 풀세트 접전 끝에 텅청에 3 대 2로 패했다.
적응력이나 기량 면에서 한국의 압도적 우세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180도 반대였다. 한국의 연이은 패배 이유는 ‘전력 노출’로 풀이된다. 한국선수들은 기존 대회나 이벤트 참가 등으로 자료로 남아 있는 경기파일이 많다. 중국 선수들이 상대의 경기 성향을 집중 분석하고 나오는 반면에 한국 선수에게는 별다른 정보가 없다.
오는 7일에는 김진훈 대 멍판시옹의 한중 라운드 마지막 경기가 벌어진다. 히든 한 방으로 전세를 뒤집어 상대를 KO시키는 것이 특기인 김진훈과 전투적이고 속기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멍판시옹의 대결에서 김진훈이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의 체면을 세워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만약 중국이 마지막 경기에서마저 승리한다면 한중 라운드에 걸린 월드바투리그 시즌1의 본선 진출 시드 넉 장을 독식한다.
한국 라운드에서 ‘히든공장장’이라는 별명을 얻은 김진훈은 히든으로 상대를 줄줄이 KO시키는 괴력을 과시했다. 특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승률 100%의 대기록을 세운 선수다. 김성룡 해설위원으로부터 ‘바투 인비테이셔널 우승자인 허영호를 능가하는 무결점 선수’라는 극찬을 받으며 월드바투리그 시즌1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김진훈은 1991년 생으로 한중 라운드 진출 선수 중 최연소자다. 김진훈은 “마지막 주자인만큼 꼭 이겨 보이겠다. 바투는 히든이 승부처기 때문에 내 강점을 최대한 살릴 것이다. 또 전력 노출에 대비해 기존과 달리 변형된 경기 스타일을 선보이겠다”며 한국팀의 설욕을 다짐했다.
김진훈에 맞설 중국 대표 선수는 멍판시옹은 중국 3대 명문대인 푸단대학교 법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엘리트 출신 프로기사다. 주로 대학생 대회에서 활약해온 그는 이번 대결을 앞두고 “앞서 경기한 3명의 선수들이 이겨줘서 부담이 덜하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투 경기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해 내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는 여유로운 소감을 밝혔다.
김성룡 해설위원은 “한국의 연이은 패배는 전력 노출 문제와 더불어 한국선수들이 상대 전력을 얕보고 방심한 탓”이라며 “김진훈은 절대 타이밍의 히든을 구사하는 선수여서 방심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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