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글로벌 스타를 향해] (3부-5) SW공학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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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프트웨어(SW) 개발과정을 체계화해 생산성과 품질 혁신을 이끌 SW 공학을 연구할 SW공학센터가 연내 설립된다.

 SW의 우수성은 업종을 막론하고 해당 제품의 판매 혹은 해당 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변수다. 이에 갈수록 SW 개발 규모가 대형·복잡화돼 개발비를 줄이고 신뢰성을 높이는 ‘SW 공학’은 SW의 미래경쟁력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이 때문에 이 같은 연구 활동을 체계적으로 펼칠 SW공학센터에 벌써부터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석규 SW센터장은 SW공학센터의 사명을 “현장에 뿌리내려야 한다”는 한마디로 압축했다. 연구를 위한 연구만을 하는 기관이 아니라 현장과 밀착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전문인력 양성의 요람으로…현장형 인재를 만들어라=전문인력 양성은 시급한 과제다. SW기술진흥협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4년 이후 SW 기술인력은 연평균 15%씩 증가했으나 고급인력은 2010년까지 8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SW 개발기술, SW 개발지원기술 등 SW 공학기술을 습득한 SW 공학인력이 부족해 최종 SW 프로젝트 결과물의 품질이 저하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며 “이는 SW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악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센터가 현장에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석규 센터장은 “대학원에서 SW 공학을 전공해도, 천편일률적인 커리큘럼에 현장실습이 없는 교육은 쓸모가 없다”며 “센터는 산학 연계의 다리가 돼 미래 SW 공학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일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W공학센터가 SW 공학과 관련한 자격증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보처리, 전자계산기, 정보관리, 전자계산기 조직응용 등 일반 직무와 관련된 자격증만 있을 뿐, 총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는 자격증은 없는 상황이다.

 시스코·MS·HP 등 해외 기업이 제품 설치 및 운용을 위한 기술을 습득하게 하기 위해 발급하는 민간자격증은 있느나, SW 공학 전문인력을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양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SW 공학기술에 대한 경영자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도 센터가 나서야 한다. SW 공학 투자를 비용으로만 생각해 전문인력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핵심 연구과제…업계 현실에 맞는 SW 공학 테스팅 도구부터=전문가들은 SW공학센터가 우선적으로 SW 개발 업계의 현실에 맞는 SW 테스팅 도구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개발 규모가 큰 SW에 맞는 SW 테스팅 도구가 따로 있고 보다 작은 SW에 맞는 도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석규 SW센터장은 “SW 테스팅에는 다양한 방법론이 존재하며, 어떤 방법이든 장단점을 갖고 있다”면서 “수백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에 맞는 테스팅 도구와 업계에서 ‘인 하우스 개발’ 방식으로 만든 SW 테스팅 도구가 같을 수 없다”고 말했다.

 즉 SW 개발 비용절감의 방편으로 활용되는 SW 테스팅 도구가 오히려 비용을 늘리는 식으로 악용된다는 것.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의미다. 그는 ETRI에서 만든 SW 테스팅 도구인 ‘마르미’를 대표적 사례로 꼽기도 했다. 신 센터장은 “마르미가 처음 나왔을 때는 우수한 SW 테스팅 도구로 각광받았다”면서도 “그러나 마르미가 요구하는 산출물이 지나치게 많아 중소기업에서 실제로 적용하는 데는 부담이 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SW 테스팅 도구는 대부분 외산제품이다. 그는 “외산제품은 국내 현실과 맞지 않아 업계가 외면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개발·적용·검증·피드백의 선순환고리를=SW공학센터의 기본은 SW 공학 기술을 연구해 이를 현장에 보급하는 것이다. 박수용 서강대 교수는 “단순히 SW 공학 기술을 연구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SW 기업이 제품을 만들 때 직면하는 품질·생산성 등 다양한 이슈를 SW 공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센터에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센터에서 만든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지 확인하는 검증절차가 필요하다. 한 중견 SW 업계 CEO는 “완벽한 기술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SW 공학기술도 그러하다”며 “센터에서 제시하는 방법론을 직접 현장에서 적용해 검증해본 뒤, 개선점은 즉각 피드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센터가 SW 공학 연구만 하는 게 하니라 현장에서 직접 SW 공학의 유용성을 확인하는 정책집행기능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 센터장은 “SW 공학이 실제로 효과가 있으려면, 센터가 해당 업체와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며 “현장의 애로를 개선할 수 있는 SW 공학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쟁력 있는 분야에 특화해야…독립성은 기본=SW공학센터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부설 기관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SW공학센터가 부설기관이 아니라 독립적인 연구소로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견해다.

 박수용 교수는 “무엇보다 연구소는 정치적으로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예산도 독립적으로 운용해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의 SEI, 독일의 IESE, 아일랜드의 CSE, 일본의 SEC, 중국의 SEC 모두 부설기관이 아닌 독립 연구 기관으로 운영된다. SW가 미래경쟁력임을 인식해 배정된 예산도 많다.

위상은 해외사례를 참조하되 방법론은 한국적이어야 한다.

 신석규 센터장은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독일은 자동차용 임베디드SW 공학에 주력하고, 군수산업이 발달한 미국은 국방에 지향점을 둔 SW 공학 개발에 주력한다”며 “패키지·임베디드·엔터프라이즈 등 모든 분야의 SW 공학을 골고루 발전시키는 게 이상적이지만, 우리의 주력산업과 바로 연계될 수 있는 SW 공학기술을 우전 발전시키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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