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에 쿠키 심을땐 고객에 알려야"

 유럽의회가 통신 소비자들의 권리를 높이고 통신사들의 경쟁과 투자를 촉진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로이터는 유럽통신위원회가 EU 통신법 개정안을 6일(현지시각) 발의한다고 보도했다. 개정안의 초안을 작성한 비비안 레딩 EU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새 법안은 “통신 시장의 국가 간 장벽을 무너뜨려 산업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법안의 첫번째 목표”라며 “또한 소비자들은 인터넷 세상에서 새로운 권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EU의 4억9500만명 시민들이 광대역망·무선인터넷(WiFi)·이동통신같은 새로운 수단으로 디지털 세계에 활발히 유입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소비자 권리 향상에 중점을 뒀다. 소비자들은 통신 서비스에 가입할 때 더 강력하고 명확한 권한을 얻게 될 전망이다. 통신사업자가 인터넷에서 사용자의 행위를 추적할 수 있는 기록인 ‘쿠키’를 PC에 심을 지 알리는 것을 의무화하는 등 사생활 보호를 강화한다.

 개정안이 사용자와 사업자 간의 권리에 균형을 맞췄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는 한편, 업계는 우려의 입장을 나타냈다.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회(BSA)는 “쿠키는 인터넷 브라우징을 더 간편하게 만든다”며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과잉 확인을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EU 27개 나라 간 형평성을 보장하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정치적인 이유로 자국 사업자에 이득을 주는 정책이 불가능해진다. 영국 워윅대학교의 마틴 케이브 통신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결정으로 사업자 간 강력한 경쟁이 유지되고, 새로운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도 북돋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U통신위원회는 지난 달 EU 국가 간 휴대폰 로밍 요금을 대폭 낮추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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