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버릇 없어’라는 글귀가 고대 벽화에서도 발견됐다고 한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도 세대 차이를 느끼는 세상이다. 직장에서도 그렇다. 예전에는 A4 용지에 출력해 결재판에 고이 넣어 결재를 받았다. 하지만 요즘은 웬만해선 결재 파일을 USB하드로 공유하든지 메일로 ‘쏴’ 버린다. 예전에는 회식자리가 공짜로 삼겹살 실컷 먹는 몸보신 자리였는데 요즘은 개인 약속 때문에 점심으로 대체된다.
회식시간에 술 안 마시고 눈치를 보거나, 1차 끝나자 마자 개인 볼일을 보기 위해 가버리는 젊은 세대를 보면 기성세대는 ‘요즘 애들 버릇 없다’고 한다. 불러다 놓고 교장선생님처럼 일장훈시를 늘어놓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이 젊은 세대에게 먹힐까. 하물며 내가 낳은 내 아이조차도 이제 눈 똑바로 뜨고 논리적으로 대드는 마당에. 직장이라는 조직에서 만난 부하를 내 맘에 들게 설득할 수 있을까. 비관적이다.
예전에 서울외곽 신도시에 산 적이 있다. 이사한 지 두어 달은 매일 아침 혈압이 올라서 참을 수가 없었다. 30㎞ 출근 거리를 두 시간 동안 막혀 길에 서 있기 다반사였다. 급기야 투덜대기 시작한다. 내 불만의 대상은 도로정책을 만드는 정부부터, 끼어드는 옆 차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막히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고 막히는 두 시간 동안 차 안에서 무엇을 할지를 고민했다. 출근길 차 안에서 시간을 잡아먹는 많은 일을 한다. 김밥도 먹고, 영어회화 테이프도 듣고, 화장도 하고 머리세팅도 한다. 옆차에서 보면 뭐라고 한마디씩 하겠지만.
세대 차이도 인정하자. 3000년 전부터 죽 버릇 없어 왔던 요즘 애들이다. 그들의 자유로움과 스스럼 없음과 용감함에 박수를 보내자.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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