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전 세계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규모는 무려 450억달러로 전체 반도체 시장의 20%를 차지했다. 비메모리의 한 분야인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 규모는 메모리(지난해 기준 470억달러)에 버금간다. 특히 50%를 넘는 매출이익률은 반도체 품목 중 아날로그 반도체가 얼마나 매력적인 시장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외 선두업체는 과거 수십년 동안 이 분야를 독식하면서 시장 성장의 수혜를 한몸에 받았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휴대폰·가전·자동차·의료기기 등에 사용되는데 제품주기가 긴 편이라 사업이 안정적이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전력관리칩, 컨버터, RF, 신호증폭·감지, LED 백라이트 칩 등이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하고 신뢰성이 검증된 소자와 공정기술, 안정된 설계 환경이 필수다.
아날로그 반도체 대표 주자들의 2007년 실적을 살펴보면 TI는 25억78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1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선두자리를 고수했다. TI는 최근 M&A와 사업부 개편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주파·고효율 전력관리칩 회사인 씨클론반도체를 최근 인수, 고전력 컴퓨팅·서버용 에너지효율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는 고속 아날로그 반도체기업인 IDS도 인수, 테스트 및 통신·의료기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아날로그반도체 관련 사업부를 3개의 전문 사업부로 재편하면서 전원관리를 비롯한 성장성이 높은 시장 공략 강화를 예고했다.
아나로그디바이스는 2007년에 19억34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11%의 시장점유율로 TI를 추격했다. 이 회사는 데이터변환 및 신호처리 분야에서 정상급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6만여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내셔널세미컨덕터는 16억1200만달러의 매출로 9%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내셔널세미컨덕터는 에너지효율에 초점을 맞춰 시스템 전력소모는 낮추면서 배터리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헬스케어·전기차 등 미래 성장산업에서 아날로그 기술이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보고 이에 적합한 기술 축적에 나섰다.
맥심은 2007년에 15억3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전력관리와 오디오·비디오, 고속USB, 아날로그스위치 등 인터페이스를 통합한 전력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리니어테크놀로지는 2007년에 9억9300만달러를 벌어들였으며 고성능 증폭기, 컨버터, 레귤레이터, RF 등 많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