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시장에는 절대 안 간다는 친구가 있다. 옷이 너무 많아서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르겠고, 입어보지 못하니 가늠할 길이 없으며, 가격 흥정을 못 해서 바가지를 쓸 까봐 아무리 싸도 동대문 시장에는 못 간단다. 그 친구는 대학 시절 자취할 때도 반찬이 너무 많으면 뭘 먹어야 할지 갈등 생기니 상 위에 한 가지만 올려놓고 먹자는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조직에서도 이런 스타일을 간혹 만난다. 너무 의견이 많으면 골치 아프니 하나로 몰아주자는 둥, 뭐가 이렇게 말이 많으냐는 둥, 서로 조율하고 흥정하는 것도 귀찮으니 이번에는 한쪽에서 맡으라는 둥, 이런 다양성과는 담을 쌓은 이들을 만나면 안타깝다. 다양성을 즐기고 다양함 중에 진국을 선별하고 또 그것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프랑스 철학의 거목 자크 데리다는 ‘차이가 동일성을 앞선다’고 했다. 자로 잰 듯 동일한 전원의 찬성보다 다양한 차이와 시각 속에 더 큰 제3의 대안이 나오기도 한다.
이채욱 GE코리아 회장도 “옳은 것은 나쁜 것”이라고 했다. 내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순간 남의 것은 틀린 것이 된다. 옳은 것과 틀린 것을 가려내는 일은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한다.
21세기는 다양성의 시대다. 다양한 시선과 개성을 존중해야 한다. 관용의 눈으로 허용한 자유 속에 미처 못 본 해답이 있다. 나도 동대문 시장에서 만나는 수만 가지의 옷 중에 나에게 꼭 맞는 스타일을 고르고 맞춰보고 흥정하는 가운데 패션감각이 꽤 늘었다. 이것이 바로 다양성을 즐기고 감당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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