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태양전지 장비 `국산 도입 검토`

 내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외산 태양전지 장비발주에 착수했던 효성이 최근 국산 장비 구매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이 국산 장비를 선택하면 그동안 대기업이 태양전지 라인(결정형 방식) 건설시 1차 투자를 외산 업체에 발주해 온 관례를 깨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원화 약세로 외산 장비 가격이 크게 올라 국산 장비가 상대적으로 싸졌고 성능이 어느 정도 검증된 것도 배경으로 해석된다. 본지 4월 16일자 10면 참조

 23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60㎿ 규모의 태양전지 1기라인 건설을 위해 독일계 장비업체들과 규격을 조율하는 한편, 최근에는 국산 업체인 피에스티(대표 유재안)와도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르면 이달 말 장비를 발주키로 한 효성이 계약을 목전에 두고 국산 업체 제품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고환율로 외산 장비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다. 특히, 당초 효성이 고려했던 독일계 장비업체 ‘센트로섬’과 ‘로스 앤드 라우’는 타 업체 대비 공급실적이 많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다. 60㎿급 장비를 턴키로 들여오는데 약 300억원 안팎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국산 장비의 경우 절반 내외의 가격으로 같은 규모의 장비를 도입할 수 있다.

 최종 확정 작업이 남아 있지만 피에스티가 공급업체로 선정될 경우 국내 태양전지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대기업의 태양전지 라인 초기 투자시 외산장비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왔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1공장은 로스 앤드 라우와, 2공장은 센트로섬과 턴키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석유화학도 미국 ‘스파이어’와 장비공급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핵심인 플라즈마화학증착장비(PECVD)는 로스 앤드 라우로부터 공급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발주 시기가 내달 초까지 유동적이라는 점에서 아직 경과를 두고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국산장비가 도입될 경우 태양전지 후방산업 경쟁력이 크게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에스티는 지난해 제스솔라(대표 최재경)가 경기도 평택에 연산 60㎿급 태양전지 제조라인 구축 당시 일괄수주계약(턴키) 공급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작년 9월 시양산에 돌입한 제스솔라는 최근 제품인증에 들어갔으며 오는 6월 한 태양광 발전업체에 양산공급을 앞두고 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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