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국내 최고의 인기 프로 스포츠인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야구 열기가 더욱 뜨거워진 가운데 개막한 프로야구는 시즌 초지만 여느 때보다 팬들의 호응이 높다.
올해 프로야구는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 가장 큰 변화는 프로야구 공식 타이틀 스폰서가 삼성이 아닌 CJ인터넷이라는 온라인 게임 기업이라는 점이다. 대기업이 아닌 IT기업이 프로 스포츠를 공식 후원하는 것은 처음이다.
프로야구 팬은 물론이고 게임 업계가 깜짝 놀란 이 사건의 배후(?)에는 김홍규 애니파크 사장이 있다.
애니파크는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의 개발사다. 야구를 좋아했던 김 사장은 야구게임을 만들어 CJ인터넷에서 서비스하며 야구게임 흥행의 꿈을 이루고 있다. 김 사장은 2005년 철저한 시장조사보다 그저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야구를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 ‘마구마구’를 개발했다.
“6개월 정도 개발이 진행됐을 때 CJ인터넷을 만났는데 투자도 받고 게임도 서비스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애니파크가 회생한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2006년 3월 마구마구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초반은 좀 괜찮았지만 2006년 6월 월드컵이 열리며 하락세로 돌아섰지요.”
마구마구는 서비스 초기 ‘작업장’의 창궐과 재계약으로 이뤄지는 유료화 모델이 실패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대대적인 수술을 하면서 인기 야구게임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연말 송년회를 하며 2010년쯤에는 프로야구 스폰서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직원들 앞에서 밝혔어요. 그 당시 그 말은 ‘꿈’이었는데 1년이나 앞당겨 꿈을 이뤘네요.”
그는 프로야구 공식 타이틀 스폰서의 꿈을 이룬 흥분을 아직도 감추지 못했다. 야구광인 김 사장은 정영종 CJ인터넷 대표와 함께 프로야구 후원의 꿈을 차근차근 이뤄갔다. ‘마구마구’는 지난해 7월 베이징 올림픽 기원을 위한 해외팀 평가전에서 대한민국 야구팀을 공식 후원했으며 10월에는 KBO와 2008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단독으로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번 WBC에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을 단독 후원하고 결국 프로야구 후원까지 이뤄냈다.
“삼성이 프로 스포츠 후원을 포기한다는 기사를 본 순간 가슴이 막 뛰었어요. 드디어 우리에게도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사장은 평가전과 WBC를 후원하며 KBO와 가까워진 것을 계기로 프로야구 공식 스폰서를 공론화했고 KBO와 CJ인터넷을 설득해 합의를 이뤄냈다. 조인식을 하던 날 남 몰래 눈물을 흘렸다는 김 사장. 그는 마구마구가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에 이름을 올린 그날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김 사장은 “야구게임으로 수익을 내고 있으니 후원 및 환원 활동을 하는 건 당연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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