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CEO 실리콘밸리 강자로 부상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미국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이 선마이크로시스템즈에 대한 인수에 합의하면서 세계 컴퓨터 시장의 거대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첨단 정보기술(IT) 시장 전문가들은 오라클이 소프트웨어 기업 수준을 넘어 하드웨어 시장까지 장악하면서 휴렛패커드(HP)나 IBM, 시스코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며 IT 시장의 판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21일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등에 따르면 오라클은 선마이크로가 IBM과 인수 협상에 한창 몰두하던 지난 수주간 선마이크로와 비밀리에 개별 접촉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IBM과 선마이크로간에 합병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 등에 공개될 시점에도 오라클은 IBM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며 선마이크로와 뭍밑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주 인수 가격 등을 놓고 IBM과 선마이크로가 충돌을 보이면서 협상이 결렬될 움직임을 보이자 오라클은 재빨리 인수 가격 총액을 IBM보다 더 높은 74억 달러로 제시하며 선마이크로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오라클과 선마이크로간의 협상 과정을 지켜본 한 IT 업계 인사는 “IBM이 인수 협상을 진행중인 와중에도 오라클 관계자들은 쉴새없이 협상장을 오갔다”고 전했다.

오라클과 선마이크로의 합병 시너지 효과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과 컴퓨터 서버 업체로 불려온 선마이크로 양사간의 업무 내용상 중복되는 부문이 거의 없어 통합 경영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선마이크로가 수백만대의 컴퓨터 장비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나 컴퓨터 운영 체계인 솔라리스 등은 오라클이 하드웨어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직원 8만6천명 규모의 오라클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은 컴퓨터 거대 기업인 IBM를 제치고 선마이크로를 낚아채는 ‘공격적인’ 인수 전략을 구사했다. 오라클과 선마이크로간의 인수 문제는 주주나 투자자 등의 동의 절차가 필요하지만 올해 여름이 오기전 최종 마무리될 전망이다. IT 업계 전문가들은 “오라클이 선마이크로를 인수함으로써 ‘통합 IT’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고 오라클의 CEO 엘리슨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 등이 누리고 있는 실리콘밸리 IT 명사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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