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이 음악을 듣는 방식을 바꿨듯, 전쟁터를 바꿔놓고 있다’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 터치가 미군 병사들의 무기로 전장에 전진배치되고 있다. 20일 뉴스위크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아이팟 터치·아이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미군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에서 새로운 군사 장비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아이팟 터치, 전쟁터에서 진가 발휘?=미군은 과거에 특정 임무 수행과 병사들 사이의 교신을 위해 군사용 전자 기기를 지급해왔다. 외신은 팔방미인 아이팟 터치·아이폰이 군사 장비들을 서서히 대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팟 터치는 전쟁터에 특화한 기기가 아니지만 군사용으로 개발한 맞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와이파이 기반의 통신 기능이 있어 교신기 역할을 훌륭히 해내며, 쉽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병사들에게 사용법을 별도로 교육할 필요가 없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아이팟 터치의 가격은 미국 내에서 230달러다. 수천억달러를 호가하는 군사장비와 비교하기가 머쓱하다.
아이팟 터치·아이폰은 현재 전장의 위성 이미지를 보여주는 기기, 매장된 폭발물을 제거하는 로봇을 조종하는 리모컨으로 활발히 쓰이고 있다. 미 국방부는 군에 애플의 기기를 얼마나 배급했는지 밝히기를 거절했다. 현재 국방부는 병사들이 항공 비디오를 촬영해 정보국과 교신하는 군사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번역에서 탄도 계산까지 ‘팔방미인’=미국 해병대는 용의자로 추적되는 사람의 사진을 간단한 글과 함께 데이터베이스에 올리는 아이팟 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용의자의 얼굴을 매칭해 검거율을 높여준다. 넥스트웨이브시스템은 거리 표지판의 사진을 찍어 올리면 몇 초안에 다른 병사들로부터 해석된 내용을 받아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이팟 터치는 현지에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병사들에게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미군은 최근 아이팟 용 통역프로그램 브이커뮤니케이터를 공개했다. 브이커뮤니케이터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병사들을 위해 아랍어와 쿠르드어 등을 현장에서 곧바로 번역해준다. 수단에서 활동하는 미군들은 아이팟을 이용해 부족의 우두머리들과 의사소통하는데 필요한 에티켓을 익히고 있다.
애플의 기기는 첨단 군사장비가 필요했던 일도 해내고 있다. 나이츠아라멘트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불릿파이트’로 이름 붙인 탄도 계산기를 제공하고 있다.
짐 로스 미군 정보국 사령관은 “아이팟 터치는 우리가 필요로하는 모든 것일지 모른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프트웨어개발업체 브이콤3D의 어니 프라이트 매니저는 “정부 관리들이 전장에 쓰일 아이팟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데 엄청난 노력을 쏟아붇고 있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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