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업체들이 방송 프로그램을 협력업체에 통째로 판매하는 ‘정액제’ 비율이 급감했다. 정액제는 매출에 따라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떼는 정률제와 달리 협력사가 매출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사전에 방송시간당 일정금액을 홈쇼핑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말 그대로 돈을 주고 방송시간을 사는 셈이다.
16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농수산홈쇼핑을 제외한 4개 홈쇼핑 업체들은 그동안 10%대를 유지해 온 정액제 비율을 지난해부터 한자릿수로 줄이고 있다. 신규 브랜드나 상품 판매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 대부분을 정액제로 운영했던 몇 년 전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이는 홈쇼핑채널들이 수익성 확대를 위해 몇 년 전부터 고육지책으로 도입했지만 협력사에 부담을 전가한다는 시장의 ‘눈총’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 판로 제공이라는 업태의 본래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점에서 갈수록 정액제 비율을 줄이고 있다.
몇 해 전까지 10% 가량을 유지해온 GS홈쇼핑은 상품의 격을 올리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정액제 비율이 한자릿수로 줄었다. 불경기로 인해 판로를 못 찾는 중소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점 요구가 확대되면서 굳이 정액제를 도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또한 시즌 상품기획을 3∼4개월 전에 미리 준비하고 있어 정액제 방송이 편성부분을 치고 들어올 여지가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액제 영업방식이 늘어날 여지는 충분히 있으나 현재 추구하는 상품의 프리미엄화 추구 방향과 맞지 않아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J홈쇼핑 역시 정액제 편성비율이 조금 줄어든 7∼8%다. 해당 제품도 무형의 상품이거나 자동차 같은 판매대행 상품에 국한하고 있다. 후발사인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도 각각 5%와 10% 안팎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6년과 비교해 약 5% 가량 줄어든 수치다.
롯데홈쇼핑 이인상 홍보팀장은 “2007년 10% 가량에 머물던 정액제가 지난해 5%로 떨어졌다”며 “정액방송이 당장은 수익을 유발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상품 경쟁력을 잃고 체질악화로 이어져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액방송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농수산홈쇼핑은 지난해 20%가 넘는 정액방송을 진행했다. 이는 2007년 정액방송 15%와 비교해 5% 가량 늘어난 수치다. 식품산업 발전을 저해한다고 판단, 식품류는 진행하지 않고 주로 건강식품과 비식품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방송시간대도 새벽을 피해 낮 시간대에 진행하고 있다.
영업기획팀 관계자는 “방송위원회에 정액제 비율을 20%로 신고했기 때문에 이 선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쟁사와 비교해 수치상으로는 농수산홈쇼핑의 정액제 비율이 높지만 인터넷, 카탈로그를 포함한 매출액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는 오히려 비율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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