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창조기업은 개개인의 창조성을 중요시하는 현대 경제 흐름에 부합하는 혁신적 아이디어입니다.”
창조성과 창조적 경제 분야를 천착해 온 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대학 교수는 8일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이를 실제 비즈니스나 정책과 연계하려는 한국의 ‘창조경제’ 구상이 “사람들의 창조성을 장려하는 올바른 방향”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플로리다 교수는 “오늘날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바로 창조성”이라며, “개인이 자신의 창조성을 발휘할 길을 여는 것이 우리 시대 최고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인류가 사상 처음으로 창조성이 경제 성장의 기본 원리로 자리 잡은 시대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도 인간의 창조성은 끊임없는 혁신을 일으켜왔지만 최근 더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본·토지·노동 등 전통적 요소의 중요성이 줄어들고 창조성의 비중이 커지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창조성을 활용하고 육성하는 시스템과 환경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로리다 교수는 창조적 계급을 ‘지식과 창의성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고 새 가치를 만드는 창조적 활동을 통해 돈을 벌고, 자율성과 유연성을 지니며 일하는 사람들’로 정의했다. 과학자와 기술자, 연구원, 작가, 음악인 등을 ‘창조적 핵심’으로, 경영·재무·의료·법률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창조적 전문가’로 분류했다. 이들 창조적 계급은 현재 세계적으로 1억5000만명에 이르며 그 경제적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유례없는 세계적 경제 위기를 극복할 힘도 개개인의 창조성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플로리다 교수는 “창조적 경제의 성장을 위해 창조적 계급이 활동할 수 있는 정책과 사회 분위기, 지역 여건을 갖추는 것이 필수”라고 말한다. 그는 한국 정부에 “과학기술에 투자를 늘리는 한편 어디서나 배운다는 개념을 근간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더욱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창조적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재, 기술, 관용을 경제 개발의 ‘3T(Talent, Technology, Tolerance)’라고 부른다. 이동성이 전례 없이 커진 현대 사회에서 기술 혁신과 관용을 장려하는 사회로 거듭나지 못하면 창조적 인재들을 다른 나라에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기업들도 창조경제 시대에 맞춰 직원의 창조성을 자극하는 환경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그는 무엇보다 “창조적 인력을 회사의 미래를 위해 투자한 동반자로 인식해야 하며, 스톡옵션이나 보너스보다 창조적 계급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도전을 제공하라”고 조언했다. 기업과 직원이 안정적인 관계를 맺을 때 인적 자본이 창조적 자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충고다.
플로리다 교수는 카네기멜론대학 교수를 거쳐 토론토대학 로트먼경영대학원의 마틴 프로스페러티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창조적 계급’ ‘당신의 도시는 누구인가?’ 등의 저서로 명성을 얻었으며 ‘글로브’와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기고하고 있다. 룻거대학을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