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 동물이 만드는 미래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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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위기, 기후변화 등과 맞물려 최근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바로 신재생에너지다. 사람들은 흔히 신재생에너지라고 하면 태양, 풍력, 파도 같은 것만 떠올리지만 이것만이 신재생에너지의 자원이 아니다. 최근에는 압전효과(piezoelectric effect)를 이용함으로써 동물, 인간의 근육힘을 전기로 전환시키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근육의 움직임이 바로 에너지가 되는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압전효과는 크리스털이나 세라믹 등의 압전체를 매개로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상호작용 효과다. 다시 말해 압전체에 압력, 온도 및 진동 등의 기계적 에너지를 가하면 전기가 생기고 그 반대로 전기를 흘려주면 압력, 온도 및 진동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변환을 만들어 주는 압전체라는 것이 바로 압력이나 진동을 가하면 전기가 생기는 물질을 의미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가스레인지의 점화과정이 압전체를 이용한 압전효과의 대표적인 예다. 손잡이를 돌려 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생성돼 불꽃이 생기며 공급된 가스와 만나 불이 붙는다.

압전효과의 원리에 따르면 우리의 모든 심장박동과 모든 운동을 아주 미세한 에너지로 수확하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생체운동(바이오운동)을 전기로 전환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생체운동은 불규칙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한 연구 결과는 이런 장애를 극복하는 데 희망을 준다. 미국 조지아공대 과학자들이 키보드나 패드를 누르는 불규칙적인 손가락 운동을 나노기술을 응용한 나노발전기(nanogenerator)를 거쳐 전기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들은 여기에 더해 쥐에 나노발전기를 달아 쥐의 움직임을 전기로 만드는 것에도 성공했다.

물론 이 연구가 동물의 에너지를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건 아니다. 우선적으로 나노발전기가 생산하는 전력은 이름 그대로 나노와트(nanowatt)라고 불릴 정도의 아주 적은 양일 뿐이다. 현재 이런 극소량의 에너지를 유용하게 활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향후 나노단위 규모의 장치들, 특히 의학계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만 여전히 반영구적인 전원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이식용 나노센서 같은 것의 현실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연구들은 우리에게 미래에 대해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현재의 에너지 경제 구조는 어떻게 변화할까. 그렇다면 우리의 삶은 거기에 맞춰서 또 어떻게 변화하게 되는 것일까. 누구도 정답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 새로운 것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렇게 생각만 해도 즐거운 미래를 상상해 보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 보는 게 바로 우리들이 하고 있는 일이자 해야 하는 일일 것이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경영연구소 소장 wycha@StudyBusin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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