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지경부 등 상급부처들과 건건이 대립각을 세웠다.
7일 관계 기관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스마트그리드 사업 진행 과정에서 지식경제부와 추진 주체를 놓고 마찰을 일으켰다. 이호준 지경부 전력산업과장은 “추진위 구성서부터 로드맵 작성에 이르기까지 지경부 역할을 모두 한전이 독자 진행하려 해 시행 초기 일부 문제가 발생했다”며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사업성을 높게 본 한전이 다소 무리수를 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 또 다른 관계자는 “한전 담당 팀장 등 일부 인사의 개인적 문제일 수도 있지만, 법적·제도적으로 엄연히 상·하급 기관의 기능과 역할이 나눠져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행동은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한전과 관계 기관 간 불협화음은 전방위다. 최근 국무총리실은 중소기업·취약계층에 한해 전기·수도료 연체시 단전·단수 조치를 중단·완화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 ‘한시적 규제유예제도’의 시행을 추진했다. 그러자 한전 홍보실은 별도 해명자료를 통해 “단전 유예조치는 전혀 검토·결정된 바 없다”며 반발했다. 서울시와 공동 진행해 온 ‘배전선로 지중화 사업’도 비용부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중단시켰렸다. 한전은 또 서울시와 또 전봇대의 도로 점용료 문제를 놓고 1000억원대 민사소송도 진행 중이다.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의 도경환 에너지정책팀장(국장·지경부 파견)은 “업무 공조시 (한전을) 살살 달래가며 일 하라고 지시할 정도”라며 최근의 한전 행태를 꼬집었다.
한국전력공사법 등에 규정된 상급부처의 정당한 관리·감독을 무조건 규제나 간섭으로 여기는 김쌍수 한전 사장의 민간 CEO적 인식이 이같은 불협화음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단전 유예조 치에 대한 반발이나 전선 지중화 사업의 일방 파기 역시 김 사장의 지나친 성과주의 경영 때문에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김상욱 충북대 경영대 교수는 “전기료 인상을 비롯해 보유 부동산 개발, 공기업 구조조정 등 관련 부처와 손발을 맞춰 추진해야 할 현안이 산적했는데, 지금과 같이 김 사장의 경영 스타일이 상급기관의 정책기조와 계속 배치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전력 소비자인 국민들 몫”이라고 우려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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