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 중국시장에서 효과 발휘

원화 약세가 중국 바이어들의 한국 상품 수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일 KOTRA가 최근 중국 각지의 바이어 2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8.3%인 133명이 한국 상품의 대중국 수출에 원화 약세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긍정적이라고 답한 133명 가운데 36.9%가 한국 상품이 경쟁국 유사제품에 비해 10% 이상의 추가 가격경쟁력이 생겼다고 답해 중국 바이어들이 실제로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원화 약세로 가격 인하 요구를 받고 있다며 대중 수출에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바이어는 31개사인 13.6%였으며, 28.1%인 64명은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올해 한국산 제품의 수입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35.5%의 바이어가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수입하겠다고 답했으며, 39.5%는 수입을 늘리겠다고 응답해 경기침체로 수입을 줄이겠다는 바이어(17.5%)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김종섭 KOTRA 중국지역본부장은 “경기침체로 수입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국 상품의 수입량을 유지하거나 늘리겠다는 중국 바이어가 전체의 75%를 차지한 것은 원화 약세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가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한국 제품의 수입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44.3%가 늘릴 것이라고 답한 반면 줄일 것이라고 답한 바이어도 41.2%를 차지했으며, 왜 한국 제품을 구매하느냐는 질문에는 52.6%가 ‘품질과 기술력’을 꼽았다.

한편, 한국 상품이 일본 상품에 비해서는 중국시장에서 경제위기의 영향을 훨씬 덜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원저와 엔고가 동시에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휴대폰의 경우 1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16.5% 감소했으나 일본의 대중국 수출은 24.3% 감소했다. 승용차의 경우는 일본과 더 심한 대비를 보였다. 1월 한국 승용차의 대중국 수출이 12.9% 감소한 반면, 일본 승용차의 대중국 수출은 51.6%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계류의 경우는 1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8.4% 증가한 반면, 일본은 48.7% 감소를 기록했다.

조환익 KOTRA 사장은 “대중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수출 상품을 원부자재 중심에서 소비재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고, 가공무역에서 내수시장으로 전환하는 수출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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