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국내에서 최대의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광우병(Mad Cow disease)’. 이 광우병을 잠복기에 미리 진단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치료의 가능성까지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포스텍 황대희 교수·조지훈 박사팀은 미국 시스템생명과학연구소(Institute for Systems Biology 이하 ISB), 맥로린 연구소(McLaughlin Research Institute),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등과 공동으로 광우병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핵심 유전자 군을 선별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를 이용해 광우병 조기진단 및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전문 저널 ‘네이처’의 자매지인 ‘몰레큘러 시스템즈 바이올로지(Molecular Systems Biology)’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다른 다섯 종류의 쥐에, 양과 소에서 추출한 두 종류의 프리온(prion)을 감염시킨 뒤 병의 진행과정에서 주기적으로 생겨난 약 3000만 데이터 값을 분석하고, 나아가 광우병을 유발 진행시키면서 마지막 단계인 신경퇴행에까지 주요한 역할을 하는 333개의 핵심 유전자를 선별했다. 그리고 이들 유전자들의 유기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나는 광우병의 발병과 신경의 퇴행, 사멸의 분자유전학적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광우병에 감염된 쥐가 증상을 보이지 않는 감염 초기(8~12주)에, 발현이 늘어나는 면역,콜레스테롤,글리코스아미노글리칸스(GAGs),스핑고지질 같은 대사관련 핵심 유전자들을 선별해냄으로써, 이들을 이용한 광우병의 조기진단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또 광우병의 유발과 진행에 이르는 메커니즘을 밝혀내, 이 질병들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도 열었다.
이번 연구는 광우병의 직접적 원인인 프리온 유전자(Prnp)와 단백질(PrPSc) 연구에 집중되어 온 기존의 연구 패턴에서 벗어나 프리온 단백질 축적에 용이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감염 초기에 활성화되는 다른 유전자들과 그 상호작용의 연구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광우병 진단에 이들 유전자 연구를 도입하면, 프리온 단백질을 측정하는 데 그치는 현재의 광우병 진단법과는 달리 조기에 병을 진단해낼 수 있게 된다.
황대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 퇴행성뇌질환, 자가면역질환, 심혈관계질환, 감염질환 등과 같은 다른 난치성 질병에도 적용이 가능하며, 이 연구를 응용하면 각 질병의 발병과 진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에 대한 선별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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