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일렉트릭 모터스포츠가 GPR-S라는 모델명으로 고급 전기오토바이(스포츠 바이크)를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신형 전기오토바이의 판매가격은 8500달러(1275만원)로 비싸게 책정돼 고급 바이크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3.3㎾의 리튬이온배터리와 19마력의 영구자석(PM) 모터를 채택해 최고 시속 120㎞, 일회충전 주행거리는 100㎞에 달한다. 또 배터리를 완충하는 데 4시간이 걸린다.
GPR-S는 선도적인 디자인과 기술로 미국 전기 모터바이크 시장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유사한 가격대의 여타 스포츠 바이크보다 주행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미국의 환경보호주의자들이 앞장서 이미 25대를 선주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오토바이를 보면 대체로 중국산 제품을 수입해서 디자인만 일부 개조한 중저가 제품들이라서 주행성능은 물론이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여느 제품과 마찬가지로 오토바이도 최고급 프리미엄 시장과 실용적인 부분을 추구하는 중간시장, 그리고 중국이나 인도 등지에서 생산되는 저가제품 시장이 존재한다. 프리미엄 시장이 안겨주는 수익률은 저가제품에 비해서 수십배를 호가한다. 덩치는 작아도 세계적인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급 틈새 시장을 개척해 대기업 못지않은 이익률을 내는 히든 챔피언이 존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오토바이 제조사는 최고급 프리미엄 시장이 아닌 중저가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만들어진 보급형 바이크가 국내 시장을 대부분 잠식하고 있다. 중국이야 저렴한 인건비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자기네 국가 상황에 맞는 보급형 제품을 먼저 만드는 것이 타당한 비즈니스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중간단계의 기술력을 가진 나라에서 미래의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각광받는 전기오토바이 시장에 진출한다면 어느 곳으로 목표를 정해야 하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
국내 오토바이 제조사들이 친환경 전기 오토바이시장에 좀더 높은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기 바란다.
이정용 레오모터스 대표 jyl200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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