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 간 LG-노텔 인수를 위한 신경전이 시작됐다. 노텔의 UMTS사업부를 인수, 성과를 거둔 바 있는 알카텔-루슨트는 물론이고 노키아-지멘스, 에릭슨 등 다국적기업이 유력한 후보로 등장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들 업체는 한국 내 LG-노텔의 사업 역량과 미래가치 등의 현황을 분석, 본사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파산보호신청 중인 노텔의 최종 자구안 발표가 3월 말로 예정돼 인수 후보 업체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4G로 통하는 관문 ‘LG-노텔’=다국적기업이 노텔이 보유한 LG-노텔의 지분(50%+1)에 관심을 보이는 직접 요인은 4세대(4G) 이동통신 장비시장 진입을 위해서다. 한국의 특성상 삼성전자, LG전자(현 LG-노텔)를 통하지 않고 4G 장비 시장 진입은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2G, 3G 시장에서의 학습효과다.
4G 투자가 시작되면 인수금에 대비 몇 배의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노텔로부터 UMTS사업부를 인수했던 알카텔-루슨트는 지난해에만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차세대 통신기술 도입이 빠른 한국에서의 성과가 곧바로 세계시장 레퍼런스로 이어진다는 점은 직접요인보다 더 큰 간접요인이다.
◇3월 말 윤곽 드러날 듯=26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노텔이 관할 법원에 1차 자구안을 제출했다. 인력감원을 통한 비용절감 방안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3월 말로 예정된 최종 자구안에는 자산 처리방안 등 좀더 근본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 현지 사정에 따라 최종 자구안 제출 시점이 4월, 5월로 연기될 수는 있지만 LG-노텔 지분 처리 방안은 반드시 포함될 전망이다. 다국적 기업의 움직임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다.
다국적기업 한국법인의 한 임원은 “본사 차원에서 굉장히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모든 가능성이 ‘오픈’=LG-노텔의 지분 매각은 다양한 방향에서 결정될 수 있다. 먼저 LG전자가 노텔 보유 지분에 우선 매수권을 행사해 독자사업을 끌어가는 가정도 가능하지만, 최근 LG전자의 최고위 관계자가 “한 번 분리한 사업부를 다시 합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고 한다.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다. 오히려 LG전자가 지분을 인수, 제3자에게 재매각하거나 LG전자가 매각 대상을 지정하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다.
LG전자의 의사와는 다르게 법원이 가격을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워 입찰로 매각 대상을 선정할 수도 있다. 현재로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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