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미디어관련법 직권 상정으로 국회 파행이 예고되면서 아직 상정조차 못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다른 법안들의 향배가 미궁에 빠졌다. 특히 문화부 소관 법안은 70∼80% 이상 처리된 반면에 방통위 관련 법안은 아직 15%도 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한 상태여서 국회 파행의 불똥이 방통위 업무 마비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방통위 소관 법안 72건 중 9건 소위 통과=문방위가 입법을 추진하는 법안은 총 171건이다. 문화부 소관 법안은 99건으로 26일 현재 70여건의 법안이 소위를 통과해 사실상 통과를 앞뒀으나 방통위 소관 법안은 72건 중 9건만이 소위를 통과한 상태다.
방통위 소관 법안 중 상정조차 못한 것은 △전기통신사업법(2월 17일 국무회의 통과) △콘텐츠진흥법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전파법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법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 △위치정보 보호 및 이용관련법 등이다. 정부입법안과 의원입법안, 일부개정안 등을 포함해 30여건에 이른다.
소위에 상정만 된 법안인 미디어관련법 22건과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 DTV 전환법 등 7건을 포함하면 60건 가까이가 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법사위에 오른 9건도 문방위 전체회의 일정 파행으로 그 처리 여부가 불투명하다.
◇방통위, 방통 융합 기본계획조차 확정 못해=방통위는 출범 이후 줄곧 방통 융합을 기반으로 새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이번 국회 파행으로 처리가 불투명한 법안의 대부분은 방통 융합의 큰 그림을 그린 방통위가 본격적으로 정책(규제와 진흥)을 펴기 위한 기본 근거를 담고 있다.
실제로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은 방송통신발전기금·IPTV산업 분류 조항·콘텐츠 진흥 등 방통위 핵심 정책의 방향을 담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통기본법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대통령 서명까지 거친 법으로 부처 간 합의가 마무리된 상태인데 이 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업무 계획 확정이 불가능하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 주파수경매제와 방송통신기기 인증에 관한 내용,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운용기본안 등을 담고 있는 전파법도 부처 간 협의가 마무리된 단계임에도 시행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국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미상정 법안과 소위에 계류된 법안은 모두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의 국면을 감안할 때 4월 처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방통위는 관련 법안 처리를 이번 국회에서 마무리하고 방통위 현판식을 한 3월 24일을 전후해 제2 도약을 위한 방통위 중장기 사업 목표 및 액션플랜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이마저 차질을 빚게 됐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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