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LCD 패널 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로 성장한 덕분에 장비·부품·소재 등 후방 연관산업군에서도 신기록을 달성한 업체들이 속출했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의 협력사들 사이에서도 그동안 치열한 수주전이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분야별로 확고한 ‘메이저’ 업체들이 등장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 신규 설비 투자가 실종되고 LCD 패널이 바짝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선두 업체들과 나머지 업체들간의 격차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장비, 외형·수익성 기네스 줄이어= 장비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외형 확대와 더불어 두자릿수 이익률까지 기록한 곳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대형 협력사들이 장비 업계 처음 연매출 4000억원대를 돌파하며 몸집을 불렸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대표 김형문)는 지난해 4100억원의 매출액에 10%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삼성전자 협력사인 에스에프에이(대표 신은선) 역시 설비사업까지 합쳐 지난해 역대 최대인 4300억원의 매출액과 5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익률에서는 LG디스플레이 협력사들이 돋보인다. 디엠에스(대표 박용석)는 지난해 2794억원의 매출액에 69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무려 25% 가까운 이익률을 달성했다. 탑엔지니어링(대표 김원남)도 역대 최고 기록인 1179억원의 매출액과 2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지분 투자를 단행한 에이디피엔지니어링(대표 허광호)은 창사 이래 처음 매출 1000억원대 고지와 10%대 이익률을 달성했다. 특히 이들 LG디스플레이 협력사들은 삼성전자와 달리 대만·중국 등 해외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부품·소재, 판도 변화= 부품·소재시장에서는 과거 전통적인 아성이 무너지고 새롭게 등장한 강자들이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하며 격차를 벌리는 추세다. LCD 백라이트 핵심 부품인 냉음극형광램프(CCFL) 시장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협력사이자 CCFL 시장 선발 주자였던 금호전기(대표 박명구)는 지난해 2177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126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6.9%, 56.3%나 감소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CCFL 사업은 1500억원 안팎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LG디스플레이 협력사인 우리이티아이(대표 윤철주)는 지난해 CCFL로만 2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고, 총영업이익 367억원으로 16%대의 이익률을 달성하며 시장 선두에 올라섰다.
광학 필름 시장도 선발 업체들이 대형화에 나서는 양상이다. 신화인터텍(대표 이용인)은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인 2430억원의 매출액에 19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대기업들과 후발 주자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한때 치열하게 경쟁했던 미래나노텍(대표 김철영)은 최근 중국 TV홈쇼핑 업체를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지난해 매출 1393억원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백라이트유닛(BLU) 시장도 대형 협력사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주요 협력사였던 태산LCD가 지난해 ‘키코’ 손실로 경영난에 봉착한 사이 최대 협력사인 한솔LCD(대표 김치우)는 지난해 BLU 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대를 돌파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지분을 출자한 뉴옵틱스(대표 이규창)도 단번에 연 매출 3000억원대 고지에 올라서며 희성전자와 함께 BLU 핵심 공급사로 성장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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