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시장의 고질적인 편법 마케팅이 좀처럼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 개통 시 유통점에서 부가서비스를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가입토록 하거나 가입비 면제 등 혜택을 내걸고 판매한 후 매달 통신요금에 전가하는 등 양상도 다양하다.
여기에 이통사들이 연초 마케팅 비용 투하에 나서면서 시장 과열이 감지되고 있다. 시장이 혼란에 빠지면서 가입자 피해는 물론 이통사의 투자확대 여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가입자 피해 부르는 영업방식=시장에서는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 왔던 편법 영업 방식이 여전하다. 필요하지도 않은 부가서비스를 가입, 매달 1만5000∼3만원의 추가 요금을 부담토록 강요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유통점에서는 벨소리·데이터 정액제 등 부가서비스를 가입시키고 몇개월 후 해지토록 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 경우 판매수수료와 함께 업무대행수수료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수수료를 감안해 단말기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다.
또 판매 편의에 따라 기존 번호를 해지하고 신규 개통하도록 유도하는 등 가입자에 대한 서비스는 뒷전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유통점 차원에서 마케팅을 위해 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본사에서는 정책에 의해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데, 유통점에서 일어나는 일을 하나하나 체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유통점에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데이터 매출 증가 등을 위해 이통사에서 매달 판매를 독려하는 부가서비스를 지정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집중적으로 판매수수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대리점에서 혜택을 누리기 위해 부가서비스 가입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 과열 조짐=여기에 시장 과열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마케팅 비용으로 인한 내상을 입은 후 이통3사는 모두 마케팅 비용 확대를 자제해왔다. 하지만 결합서비스 시장 선점을 위한 그룹 차원의 독려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올초 시장에 마케팅 비용 투하로 인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전체 이통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 대비 순증가입자 증가율이 54.1% 늘어나고 010 신규가입자도 10.4% 증가하는 등 시장 규모가 커졌다.
1월 순증 가입자수는 전월보다도 5만9000여명 늘어난 수준으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이를 시장 과열의 전조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월 초 한 이통사에서 보조금 물량 투하를 시작한 바 있다”면서 “경쟁사 입장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으로 시장 과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통점에서 편법 고객 유치 경쟁이 여전한 가운데 마케팅 물량 투하 조짐까지 보이면서 시장 전체적으로 악영향을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마케팅 경쟁 완화를 통한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을 주문한 만큼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규제기관이 더 강한 채찍질을 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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