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방송통신위원회 11개 ‘과’에 과장이 ‘두 명씩’ 배치된다. 행정안전부가 통보한 ‘대국 대과’ 조직관리지침에 따라 과장 11명이 보직 없이 ‘부(副)과장’ 형태로 다른 과 안에 흡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12일 방통위 한 과장은 “‘34과 8팀’인 현 체제를 ‘31과’로 줄이는 것으로 안다”며 “실질적으로는 과(팀)장 11명이 ‘강등’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1실(室)을 2개 국, 3개 과 이상으로 짜되 1개 과 평균 정원을 15명 이상으로 하라는 조직관리지침으로는 기존 과장 가운데 일부(11명)을 사실상 ‘계장’으로 내려 앉히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방통위 관계자도 “기존 과장과 무보직 4급 서기관들을 감안할 때 ‘대국 대과 지침’은 곧 ‘인간 본성을 시험하는 생존경쟁’을 낳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대국 대과 개편 모범사례’라는 행안부의 경우에는 업무가 행정기관 운영·지원·기획조정 중심이어서 상대적으로 직제 개편이 수월하지만 방통위와 같은 정책 기관은 사정이 다르다”며 “실질적으로 과장이 두 명인 1개 과에서 ‘15명 이상 지침’에 따라 사무관과 주무관을 각각 7∼8명씩 배치하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책임소재도 불분명해질 게 자명하다”고 풀어냈다.
방통위는 이달 중에 직제 개편안을 확정한 뒤 다음달 행안부와 세부 조정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 같은 방통위 직제 개편작업은 ‘정원 감축’과 무관하게 과장 보직만 11개를 줄이는 것이어서 3급 부이사관과 4급 서기관 간 자리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이상학 방통위원장비서관(행시 36회)은 방송정책국 방송정책기획과장을 지원, 박윤규 방송정책채널과장(행시 37회)이 후임 위원장비서관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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