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부, 사이버보안 직접 챙긴다

 미 대선 캠페인 당시 ‘온라인 네트워크의 위험’을 핵무기나 생화학 공격에 견줬던 버락 오마바 대통령이 국가 사이버보안 문제를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1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BBC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가 스파이나 악의적인 해커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국가 사이버 보안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광범위한 ‘검토(review)’에 나선다.

 이에 따라 향후 두달간 진행될 이 작업을 통해 정부공공 분야는 물론이고 민간 부문까지 아우르는 사이버보안 계획·프로그램·대응활동 등의 전략적 방향과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백악관 내에 이 같은 전략의 기획과 실행을 조율할 최고사이버보안책임자(CCSO)의 설치도 점쳐지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는 부시 정부에서 온라인 공격에 대비한 연방 보안시스템 및 인프라 네트워크 구축작업에 참여했던 멜리사 헤서웨이를 국가안전보장회의와 국토안보회의를 위한 사이버공간 담당으로 임명해 이번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 말을 빌어, 헤서웨이가 이번 검토작업을 마무리한 뒤 백악관의 새로운 사이버보안 부서를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대응 및 국토안보 담당관은 “미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안정은 공공·민간 부문을 포함한 사이버공간의 보안과 안정성, 통합에 달렸다”며 “핵심 인프라가 프라이버시권이나 시민자유를 침해하지 않고도 보호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미국내 사이버보안의 취약성을 두고 잇따라 제기된 경고 메시지에 대한 백악관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미 감사원(GAO)은 수년간 국토안보부(DHS)가 사이버보안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고, 11월 국회 자문단은 중국이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해 미국에 대한 정탐을 강화하며 방대한 양의 민감한 정보를 훔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12월에는 사이버보안위원회가 보고서를 통해 “이제 사이버보안이 미국이 맞닥뜨린 주요 국가 안보문제 중 하나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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