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삼성전자가 46나노 1Gb DDR2 D램을 세계 최초 개발한 데 이어 이번 하이닉스도 44나노 1Gb DDR3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 국내 반도체 양대 기업이 D램 공정에서 동종 업계 최고의 나노 공정 기술 우위를 잇따라 입증했다.
40나노급 공정은 엘피다·마이크론·난야 등 대부분의 D램 경쟁 업체들이 2010년 이후 개발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D램 제조 기술로 국내 기업들이 이보다 1년 이상 앞당겨 40나노 D램 양산 기술을 대외에 과시한 것이다.
업계에선 전 세계 반도체시장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국내 선도업체끼리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신기술 영역에서 경쟁국의 후발주자와 격차를 더 멀찌기 벌려 놓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전략에 따라 삼성전자·하이닉스 양사는 1∼2GB 용량의 40나노급 DDR3 제품을 3분기께 동시 양산함으로써 올 하반기 이후 D램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부상하는 DDR3 D램 시장 수요를 한발 앞서 선점할 수 있게 됐다.
2008년 세계 시장에 첫 소개된 DDR 3D램은 기존 DDR 2D램 대비 고속·저발열의 특징에 힘입어 내년 D램 시장의 57%를 점유하는 등 내년 상반기 내 D램 산업의 주력 제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제품이다.
하이닉스 측은 이번 개발된 제품의 모듈화 인증 실험도 인텔에 의해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현재 양산 중인 54나노 공정 대비 약 50% 이상 생산성이 향상됐으며 반도체 시황이 회복될 경우 하이닉스의 전 세계 시장 지배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주력품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닉스는 새 제품이 3차원 트랜지스터 기술로 누설 전류를 제어해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면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동작속도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 제품이 지원하는 최대 속도는 향후 차세대 DDR3의 표준 속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2133Mbps이며, 다양한 전압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3분기에 44나노 공정을 적용한 DDR3 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2010년부터는 다양한 용량의 DDR3 제품을 대규모로 양산할 계획”이라며 “DDR3 제품의 초고속 동작과 저소비 전력 특성을 강화해 대용량 메모리 모듈, 모바일 D램, 그래픽 D램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 1분기를 기점으로 DDR3 D램 채택이 노트북·데스크톱 위주에서 서버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50나노급에 머문 해외 경쟁사의 DDR3 D램 제품 대비 50∼60% 저렴한 원가경쟁력을 토대로 고수익의 서버 수요를 먼저 누리게 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하이닉스의 DDR3 D램 수요 주도권 확보는 안정적 수익을 담보, 향후 내년 경쟁 업체보다 먼저 투자하는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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