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괴물로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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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이 주도해 만든 운용체계(OS) ‘안드로이드’가 서서히 ‘괴물’로 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T모바일을 통해 휴대폰 OS로 첫 탑재된 이래 각종 인터넷 기기와 미디어 플레이어에서 한 자리씩 꿰차고 있는 것. 안드로이드 OS는 당장 시장 판도를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각종 제품에 적용되는 범위가 넓어 IT 전반에 미칠 잠재력 영향력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양화하는 안드로이드 제품군=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처음 내놓은 업체는 대만의 HTC다. 우여곡절 끝에 첫 제품이 나온 후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안드로이드폰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주목되는 점은 안드로이드에 관심을 가진 업체는 휴대폰 업체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8일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터치레볼루션은 안드로이드를 이용해 터치스크린 유선전화와 의료기기, 15인치 주방용 컴퓨터, 터치스크린 레스토랑 전자메뉴판 등을 개발 중이다. 또 이달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선 안드로이드 기반 미니노트북PC(넷북)가 다수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존 브루거만 윈드리버 최고마케팅담당자는 “특히 아시아 제조업체 중 적지 않은 수가 윈도를 쓰지 않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제품을 설계 중”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유연성이 무기=안드로이드의 유연성이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통 휴대폰이나 PC OS는 수정하기 힘들다. 반면 안드로이드는 코드가 공개된 리눅스를 바탕으로 개발, 최소한의 수정만 거치면 서로 다른 칩에서도 구동이 된다. 전자 제조업체 입장에선 선택할 수 있는 칩의 범위가 넓어져 제품 개발이 쉬워진다.

 또 안드로이드는 무료다. 라이선스 수수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MS 윈도를 탑재한 제품보다 제품 단가를 더 낮출 수 있다. 바로 유연성의 경제학이다. 실제로 텍사스인스트루먼츠는 비디오 플레이어, 디지털사진액자 등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했다. 퀄컴도 비디오플레이어와 태블릿PC 등을 포함한 20여가지의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을 올해와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모바일 플랫폼로 내놓은 후 확장 전략을 선보인 적은 없다. 그러나 애초 구글과 협력업체들은 스마트폰에서 서버에 이르는 유연한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두고 안드로이드 개발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변 분야에도 영향력 끼칠듯=안드로이드 확대 가능성 소식에 가장 찜찜해 할 업체는 MS다. 최근 점유율이 다소 하락하기는 했어도 PC 분야의 ‘윈도’ 시장 점유율은 80% 후반 대에 이른다. 그러나 넷북, 디지털액자 등 MS가 교두보를 확보하지 못한 분야에선 안드로이드가 의외의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는 것이 비즈니스위크의 분석이다.

 마크 함블린 터치레볼루션 CEO는 “PC 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겠지만, 언제 어디서나 사무와 인터넷 작업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기 시장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새 분야에서 안드로이드의 영향력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MS 측은 “우리는 경쟁을 환영한다”며 “그러나 안드로이드는 윈도의 친숙성, 호환성, 편리성을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의 범위 확장은 새로운 경쟁자도 출현시켰다. 인텔도 최근 모바일인터넷기기(MID) 사업을 확장하면서 리눅스 기반 OS ‘모블린(Moblin)’을 선보였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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