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곤두박질했다. 그러나 정부는 당초 세운 올 4500억달러 수출 목표를 당장 하향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2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8% 감소한 216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락 폭은 월별 수출입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다.
수입도 지난 1998년 7월 이후 최대 폭으로 줄었으나 246억6000만달러를 기록, 월간 적자액은 29억7000만달러로 최악의 상황이다.
수출 악화는 세계 경기의 급격한 동반 침체로 인한 각국의 수입 수요 위축 및 국내업체의 감산과 휴무·설 연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미국·일본·홍콩·싱가포르·대만 등 6대 국가(비중 50.7%)의 대외 수입이 최근 큰 폭으로 감소해 직격탄을 맞았다.
설 연휴 영향으로 1월 조업 일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2.5일이나 감소했다. 전자·자동차업체의 조업 중단 및 감산이 많았다.
지식경제부는 조업 축소와 감산이 수출 재고분 감소 등 긍정적 요인도 있는만큼 지나친 수출 악화 우려에 선을 그었다. 정재훈 지식경제부 무역정책관은 올해 수출 목표 하향 조정 여부와 관련, “지금 100m 출발 선상에서 우리만 늦어진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선수가 삐끗하자마자 기록이 어떻게 될 것인지 보는 것과 같다”며 “최근 지자체 대표들이 자체적으로 잡은 수출 목표를 취합해 보니 4497억달러로 정부의 4500억달러와 유사했다. 목표 달성이 무조건 불가능하진 않다”고 말했다.
정 정책관은 2월 무역수지 전망에 대해 “중국·대만·홍콩 등 범중국 국가의 춘절 효과가 1월로 지나갔기 때문에 현지 재고가 줄어들 것”이라며 “여전히 수출이 좋은 선박의 인도 일정이 1월보다 70∼80% 호전될 것을 감안하면 2월 무역수지는 잘하면 균형 수준에 맞춰질 것”으로 기대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 시장 공략에 대한 세밀한 전략 수립 계획도 내놨다. 정 정책관은 “중국의 유통 시장에 대한 진출이라든지, 중국 내수 및 조달 시장을 뚫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국 제품에 대한 일반 중국인의 정서와 시각을 좀 더 우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것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경부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정부 차원의 중국 시장 수출 확대 계획을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수립해 내놓을 계획이다.
이진호·서동규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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