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재료의 결정 크기가 작아지면 더 강해지고 변형하기 어려워지는 이유를 밝혀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전자현미경연구부 오상호 박사는 투과전자현미경(TEM) 내에서 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알루미늄 결정에 힘이 가해질 때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미터 크기 이하의 재료 결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처음 관찰한 것으로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19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재료의 결정 크기가 작아지면 같은 재료라도 더 강해지고 변형하기 어려워지는 ‘크기효과’가 나타나며, 이 효과는 결정 크기가 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작아지면 더 현저해진다. 강도와 경도 등 재료의 기계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크기효과는 나노입자나 나노와이어 등의 가공·응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오 박사팀은 투과전자현미경 내에서 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알루미늄 단결정 박막을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실험을 해 결정 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직접 관찰했다. 그 결과 소성변형이 일어나려면 결정 내 원자배열상에 전위(dislocation)라 불리는 선 형태의 국부적인 흠이 나타나고 흠이 증가하면서 새로 정렬돼야 하는데, 결정 크기가 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작아지면 이러한 현상이 잘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결정에서는 전위가 생성될 수 있는 소재가 적고 전위가 생겨도 움직일 수 있는 거리가 제한돼 표면에서 소멸함으로써 변형을 일으키려면 더 큰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 박사는 “이 연구는 2000년대 재료과학의 난제 중 하나인 재료의 크기효과를 직접 실험으로 증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마이크로·나노 재료의 응용에 유용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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