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제품의 한국산업규격(KS) 제정을 앞둔 가운데 품질인증 기준의 수위를 놓고 업계 내부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LED 조명 선도 업체들은 인증 기준이 낮을 경우 자칫 시장 개화기부터 기술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면, 신생 후발 업체들은 지나치게 까다롭게 기준이 마련되면 시장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업계 내부의 진통이 표출되고 있지만 LED 조명 시장의 국가 기준을 처음 마련하는 만큼 정책 당국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업계 및 정책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한국광기술원의 ‘LED 조명 표준화 컨소시엄 워킹그룹’에 참여했던 130여개 LED 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최근 KS 규격 기준을 낮게 정하자는 후발 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공개적인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LED 조명의 수명 단축이나 발열 문제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경우 업계 전반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충해 광성전기사장은 ”KS 인증 기준이 허술하게 만들어지면 선발 업체들의 기술 개발 의욕을 떨어뜨리고 시장에서는 싼 가격만을 앞세운 저가 출혈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민 서울반도체 부사장(CTO)도 “세계 LE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종 표준 규격 제정 움직임이 활발한데 KS 규격 기준을 대폭 완화하거나 제정을 미루자는 것은 자칫 LED 시장의 공멸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선발 업체는 국내 LED 조명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은 물론, 향후 해외 시장에서 품질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도 당초 취지대로 기준이 엄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저가형 중국산 LED 조명이 국내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비해 후발 업체들 상당수는 LED 조명 시장 활성화라는 명분을 살리기 위해 지나치게 까다로운 기준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반박했다. 라이텍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KS인증 기준이 높아 이를 받지 못하는 업체들은 시장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다”면서 “당분간 KS 규격 제정을 늦추거나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오는 3월부터 LED 조명의 KS 규격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오는 16일과 20일 두차례를 공청회를 실시키로 하면서 이처럼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최종 규격안이 마련되는 막판까지 LED 업계 내부에서는 품질 기준 수위에 대한 공방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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