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 인수팀이 디지털TV(DTV) 전환 시기 연기를 공식 요청한 것을 두고 현지 산업계, 유통업계는 물론이고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까지 반발하고 나서 새 변수로 떠올랐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과 PC월드는 케빈 마틴 FCC 의장을 비롯해 전자업계, 유통업계, 애널리스트 등은 DTV 전환을 연기하면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임기를 마칠 마틴 FCC 의장은 “아날로그 방송 중단을 연기하지 않고도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쿠폰을 즉각 발행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면서 “DTV 전환이 연기되면 소비자뿐 아니라 전 산업계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업계, 전자제품 유통업계 등도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DTV 전환 시점에 맞춰 프로모션 활동을 벌이고 있어 날짜 변경을 신중하게 결정해 달라는 반응이다. 수년 전부터 고지해 온 날짜를 코앞에서 변경하기도 어렵거니와 언제 변경하더라도 ‘준비 안 된’ 소비자는 있게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20개의 TV 방송국을 운영 중이며 시장 점유율 14%인 벨로 측은 “성공적인 DTV 전환은 날짜를 바꾸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마시 리비커 와코비아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광고 격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방송국이 기존 아날로그 시스템을 계속 유지하려면 추가 비용을 써야 한다”면서 “디지털 전환이 준비된 이상 아날로그 시스템을 중단하는 것이 방송국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라디오섁 측은 “지난해 2, 3분기 TV 판매량은 DTV 전환이라는 호재 덕분이었다”면서 “DTV 연기는 DTV 및 컨버터 공급업체, 전자 유통업계에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1위 케이블 사업자 컴캐스트도 DTV 전환을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DTV 전환을 연기하더라도 올여름을 넘길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미 연방정부가 DTV 전환 후 남게 될 방송국 주파수를 200억달러가 넘는 돈을 받고 이미 무선업체에 매각했다는 이유다. 한편 월트디즈니·CBS·GE·NBC유니버설·뉴스코프 등은 DTV 전환 시점을 연기해도 무관하다는 시각이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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