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부품소재 협력 확대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12일 정상회담을 갖고 부품·소재 산업 분야에서 일본기업의 한국 진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부품·소재 분야는 지난해 대일 무역 적자 300억달러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품목이다. 양국 정상이 부품·소재 분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만성적인 적자 구조가 개선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오는 4월에 일본 투자 구매 사절단이 방한할 예정이며 뒤이어 중소기업 CEO포럼 개최 등 양국 중소기업 간 교류와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우리 정부는 구미 등 4곳을 부품·소재 전용 공단으로 지정했으며 일본기업들이 원활하게 한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진출 의사를 밝힌 일본 부품 기업은 20여곳이다. 구미 부품·소재 전용공단은 이미 기업 설립용 신청 용지가 당초 예정된 면적을 초과한 상태다.

 지식경제부는 이와 관련, “일본 등 부품기업의 국내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R&D 및 신뢰성 평가 지원 등을 검토 중”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일본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로드쇼를 지자체 단독, 정부 합동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제 위기와 엔화 강세 등으로 도요타자동차가 일본 내 자동차 생산에서도 포스코 강판을 사용하기로 하는 등 국내 부품·소재의 일본 수출이 확대되면서 이 분야 무역 역조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아소 다로 총리는 무역 역조 개선과 부품·소재 협력을 역설한 이 대통령과 달리 한일 간 경제연대협정(EPA) 추진을 강조, 양국 간의 미묘한 시각차를 나타냈다. 아소 총리는 “이 대통령과 양국의 경제계 협력을 더욱 지원해주기 위해서도 EPA(한일 FTA) 협상 재개를 위한 검토를 촉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일 FTA는 우리나라에 불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중단됐다가 지난해 4월 이명박 대통령이 FTA 협상 재개를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그 연속선상에서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정확한 협상 재개 시점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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