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전환 증가는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희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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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지난해 가입자 수는 정체에 그쳤지만 디지털전환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CJ헬로비전·씨앤앰 등 주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위성방송사업자 스카이라이프의 지난해 가입자 수 집계에 따르면 사업자들은 외형확대보다는 고가상품인 디지털 가입자 수를 크게 늘리는 등 내실화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MSO CJ헬로비전은 지난해 3만의 유료 가입자 수를 늘리는 사이, 30만에 육박하는 디지털전환을 이뤄냈다. 디지털 전환율은 27%에 달한다.

 씨앤앰도 같은 기간 7만의 가입자를 늘렸고 53만이 넘는 디지털전환을 달성,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HCN과 큐릭스는 가입자 수는 지난해 소폭 감소했지만 디지털전환 가입자는 오히려 전년 대비 각각 3배, 2배 가까이 늘리는 데 성공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20만의 유료 가입자를 늘렸고 별도의 HD로 특화된 상품 가입자 수도 13만 이상 확대, 주요 유료방송 사업자 가운데는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유료방송시장의 가입자 수가 1650만으로 추정되는데, 신규 가입자 수를 늘리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며 “디지털전환에는 비용이 들지만 사업자들이 가입자당매출액(ARPU)이 높은 시청자를 확보하는 데 노력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올해도 사업자들은 가입자 수 늘리기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시장이 포화상태에 근접한 상황에서 가입자 수 추가 확보가 쉽지 않은데다 IPTV라는 거대 경쟁 매체의 출현으로 우선은 가입자 수 유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올해 가입자 수 목표는 247만으로 예년에 비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가입자 목표를 세웠다”라며 “저가 상품위주의 출혈경쟁에 나서기보다는 고급 HD 상품 위주로, 실속을 강화하는 마케팅 전략을 짰다”고 말했다.

 케이블 SO들 가운데 다수는 아직까지 새해 가입자 목표 등을 구체화하지 못한 상태다. 경기상황·미디어 환경변화 등 워낙 변수가 많아서 세부 계획에 맞춘 기업 운영보다는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 경영’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